김치찌개에 소주 한병...7천300원부터 5만원까지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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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에 소주 한병...7천300원부터 5만원까지 '천차만별'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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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가장 비싼 곳 독일, 가장 저렴한 곳은 중국

쌀값 가장 비싼 남아공 8천원, 가장 낮은 중국 534원
한인식품점 라면값은 지구촌 대다수가 '균일가' 수준

외국 거주 재외동포가 현지 한국식당에서 김치찌개와 소주 한 병을 마실 때 지불하는 금액은 최소 7천300원에서 최대 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물가 수준은 지난달 14일 부터 지난 8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본지가 인터넷신문 뉴스레터 회원과 지난달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 개최 모국방문 차세대 무역스쿨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서면 조사한 자료를 집계해 분석한 것이다.

이번 '재외동포 물가지수' 조사에는 총 40여 개국 161명이 참가했으며, 조사항목으로는 김치찌개 1인분, 소주 1병, 라면 1봉지, 한국형 PC방 1시간 사용요금, 쌀 1KG 등 총 5개 항목이 조사됐다. 설문 참가자 중 국가별로는 중국 22명, 미국이 21명, 독일 15명, 뉴질랜드 10명, 캐나다, 호주 9명, 일본 7명 등이 응답했다.<편집자 주>

'재외동포 물가지수' 설문조사에서 한국식당에서 팔리는 김치찌개 값이 비싼 국가는 독일, 브라질, 호주 순으로 각각 2만 1천789원, 1만 5천977원, 1만 1천994원 순으로 음식가격이 조사됐으며, 김치찌개값이 저렴한 국가로는 중국이 3천268원, 파라과이 4천205원, 베트남 4천 568원으로 중국은 서울시내 식당보다 40%가량 음식값이 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값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여 독일, 캐나다, 호주 등이 2만 1천789원, 1만 5천486원, 1만 3천342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보였으며, 뒤를 이어 남아공과 브라질이 1만 2~3천원, 미국은 1만 1천원 내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주값이 가장 싼 파라과이는 2천688원을 기록해 서울보다 10%정도 저렴한 가격을 보였으며,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의 식당에서도 4천원에서 6천원 내외로 조사돼 서울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한인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라면은 그 가격폭이 가장 작았다. 40여 국가별로 라면 개당 가격은 최저 675원부터 최대 2334원까지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주로 미국, 칠레, 독일, 브라질 등이 2천300원부터 1천800원대 후반에서 판매돼 조사대상국 중 라면값이 가장 비싼 것으로 기록됐다. 반면 중국은 675원, 말레이시아 846원, 일본 906원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나머지 조사국가들 역시 1천원에서 1천500원 사이로써 김치찌개나 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결과값을 나타냈다.

이채로운 것은 이번 라면가격 조사 과정에서 함께 진행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총 응답자 35명 중 25명이 ‘신라면’가격을 적어 보낸 점이다.

한인동포들의 일상생활 중 빼놓을 수 없는 물가조사 항목인 PC방 요금의 경우, 1시간 이용요금이 중국, 우즈베키스탄이 각각 678원, 828원을 기록해 서울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일본은 1시간당 무려 5천459원, 독일은 4천194원, 미국은 4천61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헨티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남아공, 파라과이, 카자흐스탄은 서울과 비슷한 1천500원에서 2천원 사이의 요금 수준을 형성했다.

동포들이 평소 구입해 먹는 쌀 1kg에 대한 가격조사에서는 중국, 캄보디아, 파라과이가 각각 534원, 635원, 821원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국 사이에서 가장 낮은 편이었지만, 남아공은 8천원, 인도네시아는 6천400원, 뉴질랜드는 5천655원이 나와 지역별로 10배 이상의 가격 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모두 현지 화폐단위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이를 외환은행의 3주간 매매기준율을 적용 한화로 환산했다. 하지만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외환은행에서 환율을 고시하지 않아 온라인 포털 ‘야후Finance’에서 제공하는 8월 기준환율을 적용해 변환했다.

또 가능한 정확한 통계값 산출을 위해 국가별 단수 응답의 경우와 응답자 중 타 응답자의 수치와 2배이상 벌어진 경우, 현실에 맞지 않는 액수를 답한 경우도 집계에서 제외해 오차범위를 최소화했다.

한편 본지의 이번 물가지수 조사 과정에서 재외동포들이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기도 했다.

일본 도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재일동포 정재호 씨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의 경우, 술안주 보다는 점심식사로 인기가 좋은 편”이라며 “최근 동경 현지의 소주가격이 많이 내려 800엔부터 1천200엔에 팔리고 있으며, 유학생들에게는 반액으로 가격파괴 하는 곳도 많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한 동포는 “최근 일부 소주제품 수입이 금지돼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품질이 저하될뿐만 아니라 소주가격이 급상승해 애주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답해 특정 물가를 둘러싸고도 동포사회간 희비가 교차함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쌀가격 조사에 대해 몇몇 동포들은 "단위와 쌀 제품 가격이 천차만별이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살고 있는 조양옥 씨는 “태국산과 현지쌀의 경우는 5링깃 정도지만 몇몇 동포들이 먹고 있는 미국쌀의 경우는 8링깃 정도”라고 쌀제품간 가격차가 크다는 점을 알려왔으며,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이오영 씨는 “쌀처럼 취급 단위가 일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 비교는 실효성에 문제가 있을지 걱정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재미동포 박은주 씨는 “교민들끼리의 만남에서 김치와 김치찌개 등은 각박하고 메마른 타향살이에 향수를 느끼게 하는 최상급의 음식이기에 우리들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라면서 “특히 김치는 외국인들도 감칠맛과 힘을 돋구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불고기와 함께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내용의 의견과 함께 이번 물가조사 결과값에 흥미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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