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역사교육에 관련기관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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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역사교육에 관련기관 '뒷짐'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08.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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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국사편찬위 등 서로 책임 '떠넘기기'

전담기관 통한 체계적인 차세대 역사교육 지원정책 시급

국내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국내 주요기관인 독립기념관,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이 재외동포들 역사교육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재외동포재단을 핑계로 발을 빼는 자세만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지난 11일 “국내에 다양한 역사교육 지원과 달리 재외동포분야는 재외동포재단이라는 고유의 전문기관이 있기 때문에 역사교육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도 이날 "역사교육을 본 기관에서 시행하기는 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歷試)를 해외에 보급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도 기존 한국역사교육을 현지에서 실시하는 것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새로운 기관장이 임명되면서 재외동포 역사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중점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재외동포교육과는 “독도문제 등으로 현장의 교육자들이 이에 대한 교육 강화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관련 기관과 마찰이 이는 부분을 우려해 가급적 피하고 있다”며 재외동포 역사교육에 업무 충돌 등을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심지어 독립기념관은 “올해부터 시작하는 가족 초청 모국 역사교육을 재외동포재단과 함께 확대·시행할 것을 권유했으나 재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거절해 행사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독립기념관은 재외동포들에게 고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시작한 ‘가족과 함께 독립기념관 탐방’ 사업을 지난달 26일 32명만을 초청하는 소규모 사업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기념관은 내년에도 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초청인원 확대가 현재로서 어려울 것으로 자체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재단은 “우리 언어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교육이 시행되기 어렵다”면서 “재외동포역사교육은 한국어 교육이 우선 해결된 후에 시행돼야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동포들을 대상으로 역사교육을 담당할 주무부서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해외의 많은 한글학교 교사들은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우리의 역사를 모르면 한글 단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정규과정이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역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재외동포 교육지도자 연수’에 참석한 한글학교 미주의 한 한글학교 선생님은 “한국어가 약한 차세대들에게 우리말로 역사까지 가르치기는 매우 어렵지만, 선생님 스스로 인터넷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재외동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각 기관 및 민간단체 대부분은 재외동포 역사교육을 한국어교육 또는 모국문화체험과 연계·운영하는 수준에서 간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도여서 전담기관을 통한 체계적인 재외동포 차세대 역사교육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은 '신흥무관학교 독립군 체험캠프'를 진행, 1박2일 일정 체험캠프 방식으로 재외동포들에게 역사를 일깨우고자 하고 있으며, 동북아평화연대는 ‘고려인 캠프’, ‘독서캠프’, ‘조선족학교 네트워크’ 등을 통해 재외동포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리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공주대학교 한민족교육문화원은 2주간 단기 한국어교육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 행사를 갖고 있으며, 국학원은 재외동포 초청 모국 문화체험을 통해 역사인식을 함유하는 교육을 비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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