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10주년 행사, 입양인 출신 사진작가 인터뷰
상태바
골 10주년 행사, 입양인 출신 사진작가 인터뷰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8.08.07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입양인 출신 작가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이 개최됐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다중적 정체성을 가지게 된 입양인들. 본인이 태어난 사회와 자란 사회의 경계에서 느끼는 친근함과 낯설음을 사진을 통해 반영하고 있는 입양인 출신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개의 이름, 어느 것으로 불러도 좋아"

킴 스펄링(32, 독일)

독일과 한국 이름 2개 중 어느 것으로 부르든 개의치 않는다는 킴 씨.

서울에서 태어나고 독일에서 자란 그가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것은 2006년 봄으로 "한국이 좋아져 6개월간 머무르려던 계획을 연장했고, 여행이 끝나가던 2007년 초 작품 구성을 시작했다"고 한다.

작업 과정에서 입양인들과의 만남 자체가 재미있었다는 그는 "이민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역으로 한국에 살기 위해 이주하는 한국 입양인들의 모습에 의문을 가졌고, 인터뷰 및 사진촬영 작업을 통해 23명의 동료 입양인들이 가진 다양한 시각과 정체성을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사람들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킴 씨는 "한국 사회가 입양인들을 이해하고 평범하게 대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한국이 좋아 한국어 공부하고 있다"

라파엘 부르주아(29, 벨기에)

라파엘 씨는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왔다. 목포에서 태어나고, 벨기에서 자란 그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가족을 찾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 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는 라파엘 씨. 그는 "경주를 빼고는 한국의 곳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 중 번화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 서울과 부산이라는 도시가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접 체험하며 한국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게 됐다"는 라파엘 씨는 "좋은 면과 함께 안 좋은 면을 접하기도 했다"고 밝힌 후 말을 아꼈다. 그의 사진 작품들 속에 드러나 있는 한국 사회의 복잡성과 모순이 그가 아낀 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라파엘 씨는 "한국에 머물면서 집에 온 것 같은 느낌과 낯설음이 공존한다"며, "입양인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좀 불편하다"고 말했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 선물하고 싶다"

리아 현주 배럿(미국)

입양된 아이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밝힌 리아씨.

그 역시 미국으로 입양되기 전에대한 시각적 기록물이 없는 상태였기에, "‘미혼모의 집’에서 사진 작업을 하는 동안 친모들의 사랑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며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어머니에 대해 존경한다고 밝힌 리아 씨는 "입양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입양인 및 여성들에 대해 닫힌 한국 사회의 ‘마음’이 좀 더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