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이사장 내정 최규철 씨 '고사'
상태바
재단 이사장 내정 최규철 씨 '고사'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07.23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한인회장단 등 동포사회 지도자 거센 반발후, 입장 밝히고 잠행

재외동포 신임 이사장에 내정된 최규철 전 이명박 대통령 선거 언론특보(전 동아일보 편집국장)가 24일 오후 측근을 통해 '고사' 입장을 표명한 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있어 주목된다.

지난 2주 전부터 청와대 주변 인사들로부터 시작된 최 특보 발탁설은 최근 일부 언론에 ‘내정’ 사실이 보도되면서 반대 여론에 맞닥뜨려 왔다.

청와대 등 여권 일각에서는 “외교통상부가 최근 비공식적으로 유광석 전 싱가포르 대사 등 몇몇 인사를 추천했으나 반려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최 특보를 후임 이사장으로 결심했기 때문”이라는 미확인 풍문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재외동포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언론특보 출신 최규철 씨는  '측근 심기 낙하산 인사'로 몰려   '분노'에 가까운 동포사회의 반발 분위기에 직면, 결국 이날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장기화된 이사장 공백 중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공모 절차 없이 유광석 전 대사를 임명하려던 정부의 무리수에 이어 비전문가 출신의 최규철 특보 임명을 강행하려던 청와대의 무리수까지 국내외 동포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면서 재외동포재단의 조직 재편설로 인한 혼란, 이사장 공백사태 등과 맞물린 동포정책이 상당 기간 더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외 동포사회에서는 “정치권과 무관한 재외동포 전문가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5일 개최됐던 ‘2008세계한인의장단 회의’에서 이사장 공백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재외동포재단)이사장은 동포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 있는 인사가 되어야 한다"고 지도부 건의를 한 것을 필두로 22일에는 국내 일부 관련단체가 연대서명한 건의문을 외교부에 제출하는 등 '낙하산식' 이사장 임명을 반대하는 동포사회의 반발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차창선 북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은 22일 “한인들의 정서와 아픔, 어려움 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 및 이민사회의 원초적인 이해 없는 사람에 대해 (이사장 임명은) 과거의 인사 방식인 '나눠 먹기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원 미주한인재단LA 이사장 역시 “(동포재단 이사장 직은)쉽지 않은 막중한 자리인데 비전문가가 정책을 연습삼아 이렇게 저렇게 추진할 때 과연 소신 있는 발전을 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이에 앞서 21일 지적하고 나섰다.

조용호 재미대한시카고 체육회장 역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동포출신 또는 동포분야 전문가가 이사장으로 선임되어야 동포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국익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진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광규 전 이사장은 “재외동포재단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동포사업을 추진하는 선후 문제를 결정하는데,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종훈 전 재외한인학회장은 “참정권, 이중국적 등 동포사회의 핫이슈가 걸린 시기에 재외동포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고, 애정도 없는 사람이 임명된다는 것은 동포사회 전체로 봐서도 큰 손실로 남을 것이다”며 “최소한의 공모절차도 없이 낙하산식 인사로 마무리된다면, 이것은 동포사회에 대한 모욕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은 청와대의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내정 사태는 이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