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사진한장] 파라과이의 '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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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사진한장] 파라과이의 '벤데'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8.07.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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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데'는 'vender(판다)'라는 스페인어 동사에서 유래했다. 파라과이 초기 이민자들 사이에서 통용되었던 '벤데'라는 말은 하지만, 한인동포들에게는 짖집마다 찾아가 물건을 파는 일종의 행상을 의미하는 말로 이해되고 있다.

집집마다 찾아가 일종의 '방문판매'를 하는 한인들의 '벤데'는 파라과이 초기 이민자들의 애환 서린 이민사인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의 이 '벤데'를 찾아볼 수 없었던 파라과이에서 현지 유통방식의 큰 변화를 촉진시키는 충격적인 일대 사건이기도 했다.

초기 이민자들이 열악한 농장의 여건과 농촌생활의 궁핍을 견디지 못하고 도시로 무작정 옮겨 시작한 벤데는 현지인들의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어, 신발이며 의류며 전자제품 등 파는 물건마다 금새 동이 났다. 이후 '벤데'가 성공을 거두자 이 것이 진화한 형태의 '당나귀벤데', '오토바이벤데', '화물차벤데'가 등장하며 보다 대형화된 판매방식과 고가 위주의 '벤데'가 나타나기도 했다.

무보증 할부 판매 방식의 '벤데'는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종적을 감춰버리는 현지인들로 적잖은 피해도 입었지만 어쨋든, 파라과이 동포들이 농업이민 실패 뒤 도시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기반을 다지게 한 중요한 생계수단이었음은 분명하다.<편집자주>

사진=국사편찬위원회 발간 '중남미 한인의 역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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