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조기 교육 위해 힘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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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 조기 교육 위해 힘쓸 거예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07.1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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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카바르지노 한국어교사 김 엘리사베타
해발 5천미터가 넘는 엘브르 산과 함께 뛰어난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유명한 러시아 카바르지노 발카리아주 마이스키시.

그 먼 곳에서 CIS 한국어 교사 연수에 참가한 김 엘리사베타(39) 씨는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인근 우즈베키스탄 등지의 고려인들이 이곳에 또 하나의 고향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이곳에 러시아 시민이 될 수 있는 마지막 티켓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엘리사는 “지금도 남아있는 친척들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도 고려인들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주하고 있으며, 아는 친척들도 러시아에 3개월 노동허가 비자를 갱신하며 어려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며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현실을 말했다.

그가 한국어교육을 하게 된 것은 이곳에 정착하고 우연히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재미동포 선교사 분들로 부터. 이것이 인연이 돼 그는 “3만 5천명이 살고 있는 소도시의 유일한 한국어 교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르치는 학교의 1천여명 학생들 중 100명이 넘게 한국어를 배우겠다 신청했지만 어쩔 수 없이 50명밖에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고 현지의 열성적인 한국어 교육 열풍을 얘기했다.

이렇게 한국어에 대한 교육열이 뜨거운 것에 그는 “약 2천명의 고려인이 일찍부터 부지런한 근면성으로 현지 러시아인과 다른 민족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엘리사 씨는 “안타깝게도 약 139개의 민족이 하나로 살고 있는 이 도시에 한국어만이 유일하게 조기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민족에는 고유한 언어가 존재하고 아이들에 대한 조기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지만, 한국어는 몇몇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구전될 뿐 제대로 된 교육기관에서 가르쳐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국어교사 연수를 선택하게 된 것도 앞으로 유치원을 다니는 고려인 후세들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일에 더 정열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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