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국민선거와 관련, 중앙선관위가 해외 거주 재외국민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장기 체류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에게도 선거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단, 이 경우, 영주권 또는 타 국가 시민권을 취득한 동포는 국내체류의 목적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선관위 재외국민선거준비기획단 정훈교 단장은 지난 24일 “국내체류 재외동포들이 거소증 등 한국에 장기체류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질 경우, 국내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이는‘이중국적자’에 대한 선거권 부여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지만, 국내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일부 보장하고 있는 법률적 해석을 참고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선관위는 국민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오는 2012년부터 시행 예정인 재외국민선거와 함께, 국내체류 동포들을 위한 제도를 정비 오는 7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정기국회가 개최되기 이전인 9월까지 국회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체류 동포들의 선거 참여 범위에 있어서는, 영주권자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총선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도 모두 투표가 가능하다. 반면에 시민권자의 경우, 지방선거에 참여가 제한되고, 대선과 총선에만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선거 시기는 재외국민선거와 마찬가지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이 논의되고 있어 18대 국회에서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에는 이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국내 체류 재외동포는 6~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국내 체류 동포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체류기간, 체류목적을 판명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이 국회 논의 및 연구과정을 통해 구체화 될 전망이다.

선관위 재외국민선거준비단은 미국, 유럽, 남미 등 7개국에 대한 현지조사와 여론수렴과정 결과 발표에서 "모든 단기체류자 및 영주권자 등 재외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기 위해 현 주소가 있고, 재외국민 등록을 신청한 경우에는 모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고 밝히고,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된 영주권자의 경우에도, 국내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시스템을 통해 국내 호적 등 신분이 확인되면, 모두 선거에 참여시키겠다"며 문을 열어두고 있다.

이 중 해상(선박) 투표의 경우, 미리 국내에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부재자 투표가 가능하도록 법률개정을 제안하겠다는 방침도 주목되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선관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 선거의 투명성 보장, 예산문제 등 국내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험난한 난관에 대한 책임이 모두 '국회 몫'으로 남겨졌다"는 지적과 함께, "12월까지 재외국민 선거와 입법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석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