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최초의 장편 독립영화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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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 최초의 장편 독립영화 <궤도>
  • 이현진 기자
  • 승인 2008.06.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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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그린 수작

중국 옌볜 최초의 장편 독립영화 <궤도(Life Track)>가 다음달 11일 서울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영화 <궤도>는 옌볜TV방송국 PD로 20년간 활동한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외에도 로테르담 영와제,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 에딘버러 국제 영화제 등에 초청됐으며, 재중동포 무팔장애인 최금호 씨가 직접 주인공 철수로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외딴 산기슭 초가집에서 산나물 채취와 술로 나날을 보내던 두 팔이 없는 철수 앞에 어느날 벙어리 여인 향숙이 나타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시내에서 파출부로 일하던 벙어리 향숙은 집주인의 겁탈에 반항하다 남자를 칼로 찌른 뒤, 경찰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든 것. 두사람은 점차 정을 나누며 가까워지지만 철수의 내면에서 어린시절의 기억이 향숙을 통해 되살아 나면서 갈등이 생겨난다. 철수와 향숙의 삶은 사랑에서 자책감으로, 자책감에서 자멸로 번져간다.

이 영화는 “모든 인생사는 원초적 본능이라는 '궤도' 위를 달린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내비치고 있다. 장애인은 포장되고 변형된 인간 본능과는 달리 단절된 순수의 원초적 세계를 가장 근접하게 반영하고 있다.

장애인을 영화의 소재로 등장 시킨 것은 그들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긴 채 정상인들 무리에서 벗어나 있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표현하는데 더 효과적이고, 관객들이 본질에 접근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품은 무팔 장애인 철수가 벙어리 향숙이를 만나 정을 나누다가 자멸하는 이야기를 통해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되새겨보게 하고 있다.

작품 <궤도>를 탄생시킨 김광호 감독은 옌볜대학교 정치학을 전공하고, 북경영화아카데미에서 촬영을 전공했으며, 현재 옌볜TV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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