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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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비즈니스
  • 최승현
  • 승인 2008.04.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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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현(한국외대 경영대학원 교수, 본지 편집위원)
미국에서 한국 사람이 주로 하는 소규모의 사업은 대게 한정되어 있다. 근자에 와서는 품목이 바뀌고, 한편으론 대형화 되는 추세 이기는 하나 아직도 뉴욕 근방에는 야채와 청과물, 시카고 근방에는 세탁소, LA지역은 의류계통, 그 외에도 신발, 잡화, 주유소, 식당, 보석상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민 초기에는 대개가 흑인 밀집 지역에서 흑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가 주류를 이루었다. 흑인 밀집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는 적은 밑천으로 가게를 낼 수 있고, 흑인 손님들은 백인처럼 까다롭지 않고 순하며, 서툰 영어로도 잘 통할 뿐 아니라 흑인들은 돈만 있으면 물건을 잘 사기 때문이다.

또 유색인종이기에 부담이 덜 되고, 그러기에 흑인들 또한 한인가게를 좋아한다. 그런데 돈을 쉽게 벌게 해주는 흑인들에 대한 한인들 생각이 아직도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가 인종 차별이 제일 심하지 않나 하는 반성도 가끔씩 필자는 하게 된다.

유독 다른 나라에서 오는 많은 이민자들 가운데서도 한국 사람들이 빨리 성공하는 이유는 아마도 열심히 일하고, 학력이 높으며, 직장생활 보다는 가능한 빨리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좋은 점도 있으나 또 문제도 있다.

좋은 점은, 내 가게를 시작했으니 성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며 빠른 시일 내에 영어가 자유로와 지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경험부족과 넉넉지 못한 재정이다. 무조건 가게를 내고 보자는 급한 마음 때문에 경험이 전혀 없거나, 있어도 겨우 몇 달 정도이며, 또 초기자본금이나 운영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자금 회전을 위해 심지어 도매값 이하로 팔기도 하게 된다.

이민 와 빨리 독립을 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근무하던 곳에서 물건 구입처, 도매가격, 소매가격 등 중요한 정보를 얻고는 똑같은 종류의 가게를 옆에 또는 가까운 곳에 차리게 되면서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자기가 데리고 있으면서 형제처럼 보살 피다가도 독립을 하게 되면서 사이가 안 좋게 되는 경우가 이런 식으로 종종 있기 마련이다.

LA 에서 뉴욕까지의 거리가 서울에서 태국 방콕까지 거리일지라도 한인동포들 사이에서는 공항에 누가 픽업을 나왔냐 에 따라서 직업이 결정 된다고 할 만큼 주위 환경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게 되는 것이 이민 생활이다.

지금은 대개 장사가 잘되는 지역에는 어느 도시이든 한국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나 이전에는 대개가 유대인들이 점령하고 있던 자리들이었다. 그때는 유대인들이 최대의 이익을 얻고, 최저의 봉사를 하던 때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의 영향 탓인지 성공의 기준을 높은 지위와 학위 정도에 따라 권위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그 사람의 학력이나 경력, 또는 가정환경보다 현재 그 사람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버느냐에 따라 사람이 평가 된다.

일하는 사람 자신이나 그 일하는 사람을 보는 타인의 시선도 마찬가지이다. 비중을 두는 것은 어떤 직책에서 어떤 감투를 쓰고 일하느냐 보다는 오히려 얼마를 더 버느냐에 있다.

미국에만도 대략 250만 명의 한국 사람이 살고 잇는데 비록 소수민족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경제적에다 신앙적인 힘까지도 어느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명문대학 어디에도 많은 수의 한국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하고 있고, 미국의 어느 도시를 가봐도 비즈니스가 잘되는 장소에는 한국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을 고용하며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민역사가 아시아 에서 제일 짧으나 가장 빨리 성공한 민족으로 자타가 인정 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유대인을 제치고 선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오늘도 10여 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부지런한 한민족이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는 일등국민 이라고 허무하게 외치기 보다는 다른 민족들이 우리를 보고 과연 코리언은 문화국민, 일등국민 이라고 말해 줄 수 있도록 해외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이나 한국에 있는 모든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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