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문화외교의 현 상황
상태바
우리나라 문화외교의 현 상황
  • 백기영(문화예술위 소위원)
  • 승인 2008.04.10 1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외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최근 우리나라 문화외교 시스템과 현실을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독일에 체류하는 기간 중에 필자는 우리나라 문화원이나 대사관이 문화예술을 통한 외교는 고사하고 예술가들에 대한 인식이 너무 천진하고 한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의 경우는 일본 문화원과 일본문화재단을 통해 전 세계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독일의 경우도 살펴보면, 매우 체계적으로 국제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 내 모든 국제교류 관련 사업을 독일국제교류처(IFA)에서 관할하고 있다.

IFA는 해마다 전 세계에 자국의 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전을 지원하는 기준에는 가장 먼저 독일의 국가적 명예에 걸 맞는 작품의 퀄리티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작가를 초대하고 있는 해외 미술기관은 지명도가 있는 공간이어야 하고 초대된 행사의 경우, 상업적인 목적의 행사이거나 공공적인 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지원받을 수 없다.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하게 되면, 작가들은 항공료, 작품 운송비, 운송 중 보험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IFA는 자국 작가를 해외에 알리는 일 뿐만 아니라, 해외의 문화를 자국에 소개하는 일을 위해 3개 도시에 IFA갤러리를 두고 운영하고 있는데, 유럽 내 이슬람과의 갈등이 극대화되었던 2004년에는 아랍권 문화와의 교류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전시나 영화상영, 도서소개, 토론회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IFA갤러리에서 진행하는 해외문화 소개프로그램들은 기계적이고 형식적이지가 않다.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잘 알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극동아시아의 미디어 문화를 소개한다든가, 남미의 문학을 소개하는 등의 다각적인 해외문화에 대한 분석이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연령별 프로그램으로도 분화된다. 청소년들이 쉽게 해외의 문화를 체험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독일문화의 국제교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IFA의 조직구성을 보면 사무총장 이하 예술, 교류(Dialoge), 미디어, 행정부서로 나뉘어있고, 부서장을 포함 5-7인의 직원이 근무하는 조직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되어있는 한국 독일 문화원에 홍보관 2명과 시간제 1명을 포함 6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우리나라 문화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통상부 문화협력과, 외교통상부 산하 법인인 한국국제교류재단, 문예진흥원 국제교류팀, 재외동포재단 문화사업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에서 일정 부분을 관할하는 등 업무가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1979년과 80년에 처음으로 뉴욕과 도쿄, LA와 파리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면서 시작한 우리나라의 문화원은 1993년과 94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베이징과 베를린에 한국문화원을 세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문화원은 2008년 현재 총 12개에 불과하고 정부로부터 사업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는 문화원은 총 5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1관 당 지원되는 예산은 해외문화원의 경우 약 14억원 가량, 해외문화홍보원은 약 4억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어, 현지 건물 임대료, 유지비, 인건비를 제외하면 구체적인 사업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더욱 큰 문제는 여기에서 일하는 인력들이 문화예술 전문 인력이라기보다는 외교통상부 소속의 3급 이하 홍보관들 이라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걸 맞는 문화외교력을 갖추기 위해서 문화외교를 위한 예산증액이 필수적이고, 이러한 문화외교를 주도할 인재들을 양성하고 적지적소에 배치하여 문화교류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한국문화의 국제교류를 위하여 해외 현지의 문화원 설치를 확대하고, 문화외교 전문가들이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