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정체성을 탐구한 차학경 전시회 서울에서 열려
상태바
이민자의 정체성을 탐구한 차학경 전시회 서울에서 열려
  • dongpo
  • 승인 2003.10.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현대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고 차학경(Teresa Hakkyung Cha)의 전시회가 서울 쌈지스페이스에서 지난 9월 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차학경은 1951년 부산에서 출생해, 13세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다. 버클리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이민자로서의 경험을 투영한 작품으로 영화, 언어, 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31세의 나이로 뉴욕의 정신병자에게 살해되었다. 버클리대학미술관에 그의 기념관이 있으며 그에 대한 예술적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1993년 휘트니 미술관은 그의 회고전을 열었다.
#그림4
차학경의 부모는 만주로 이민을 갔다가 다시 자식들을 데리고 하와이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차학경은 그런 이력을 식민주의 모국을 떠나 새로운 사회에서 낯선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했던 경험으로 작품에 담았다. 그의 작업의 핵심은 낯선 사회에서 들리고 봐야했던 언어다. 언어는 그에게 모국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의 작품들에는 한국적 문화와 영토로부터 떨어져 아시아계 여성 이민자로서 백인지배의 미국사회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자기 정체성을 찾고자 한 강한 저항의식이 배어있다. 82년 출간된 ‘딕떼(DICTEE)’에서 그는 “나라가 없이는, 조상이 없이는 민족도 없다.”라고 쓰고 있다. 분열된 주체를 극복하고 손상되기 이전의 통합된 주체성을 회복하려는 것이 딕떼의 핵심이다. 그의 작품들은 유럽과 미국의 개념미술, 페미니즘, 기호학, 포스트모더니즘, 샤머니즘, 후기 식민주의, 정신분석학적 언어학 등의 중요 분석대상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