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재독동포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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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재독동포 홀대"
  • 황성봉 재외기자
  • 승인 2008.01.17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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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탑승 거부'등 대책 논의
▲ 파독 광산 근로자 출신 동포 원로들은 지난 12일 독일 뒤셀도르프 한국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연에서 대한항공의 재외동포 홀대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파독 광산 근로자 출신 동포 원로들이 대한항공 등 국적기의 재외동포 홀대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들은 지난 12일 독일 뒤셀도르프 한국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연에서 "작금 대한항공이 재독교민들에 대한 고객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는 등 독일 취항 초기의 주요 고객으로 기여한 노령의 재독교민들을 소홀히 취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교민사회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손꼽히는 고객 서비스 저하는 뒤셀도르프를 출발해 쾰른·본을 거쳐 프랑크푸르트공항 신청사까지 고객을 실어 나르던 대한항공 리무진버스 운행을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이다.

재독교민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자녀들마저 거의 대부분 독립해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처럼의 고국 나들이를 위해 프랑크푸르트공항까지 가는 교통편 마련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한항공에서는 기차 연결을 해 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고령자인 재독교민의 경우, 고국방문을 위한 큰 가방을 들고 기차로 이동해야 하고, 프랑크푸르트공항역에서 신청사까지 찾아가야 하는 것 역시 매우 불편한 일이다.

재독 원로들은 "일본항공(JAL)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한항공이 유일한 고객서비스인 버스 운행 마저 중단한 것은 재독교민들을 소홀히 여기는 증거"라고 말했다.

원로들은 이날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요즘처럼 일반화되지 않았던 70년대까지는 독일에 오기 위해서는 일본항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상기시키면서, 광산근로자와 간호사들이 독일에 취업함으로써 대한항공의 프랑크푸르트노선 취항이 앞당겨졌고, 이들 광산근로자와 간호사들이 취항 초기의 주요 고객으로서 대한항공의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원로 L 씨는, "대한항공은 국내에서는 65세 이상의 노령 고객을 우대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도 재독교포들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배은망덕한 처사다"고 성토했다.

원로 H 씨는 "독일에 온지 40년 동안 한국에 갈 때는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꼭 대한항공만 탔다"며 "그런 우리들을 이런 식으로 홀대한다면 교민사회 차원에서 '탑승 거부' 등 캠페인을 벌여서라도 대한항공의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주말요금이라고 하여 금요일과 토요일 탑승자에게는 할증요금을 더 받고 있다. 원로들은 이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노령의 교민들이 고국 방문길에 자녀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주말을 택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배려는 커녕 주말수요가 많은 점만을 노려 요금을 더 받는 것은 횡포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로들의 비판이 거세자 이날 동포사회의 각계 지도자들은 보다 소상히 국적기 운항의 문제점 파악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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