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의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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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의 해다
  • 정길화 (MBC PD)
  • 승인 2008.01.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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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의 해다.

1964년에 일본에서 도쿄올림픽이 열렸고, 1988년에는 한국에서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년 만인 2008년에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중국은 2000년 올림픽 개최에 도전했다가 시드니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한 이후 절치부심 마침내 주최권을 따냈다.

20년 전 한국이 그랬듯이 중국의 올림픽 열기는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톈진에서 열린 어떤 행사에 참석했더니 중국 측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올림픽 얘기를 입에 달고 다녔다. 바로 20년 전의 우리 모습이 저랬거니 생각하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금 중국의 올림픽 유치를 축하하며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한다. 한국의 올림픽 유치 경험을 중국과 공유한다면 소망스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에게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대대적으로 발전하고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이른바 대국굴기(大國崛起)를 꿈꾸는 중국에게 올림픽은 국가와 사회를 변혁하고 개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중국은 날로 향상되는 세계 수준의 높은 경기력, 전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과감한 투자, 판정과 응원에서 오는 홈그라운드의 이점 등을 안고 필경 미국을 제치고 금메달 수 1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이후 중국은 사자가 날개를 다는 형상이다. 이제 중국은 세계 무대에 세련되고 성숙한 이미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 덩치에 지구촌 최대 규모의 축제를 치러낸 자부심까지 더해져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그것이 지나친 중화주의로 흐르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

중국의 부상(浮上)은 인접 국가인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올림픽 이후 크게 향상된 경제 수준은 인민들의 내수 경기를 진작시켜 중국은 지금보다 더 큰 엄청난 규모의 시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중국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에게는 호기다. 중국 관련 투자, 무역, 교류에서 그 이전과 양적, 질적으로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반면 모든 부문에서 괄목상대할 중국의 대두는 한국에게 도전과 시련의 위기로 육박해올 가능성도 충만하다. 안 그래도 산업의 주력 분야, 상품의 유망 종목에서 한국과 중국은 충돌하는 것이 많다. 2008년 이후 한국의 경쟁력이 차원 높게 엎그레이드되지 못하면 중국에 총체적으로 밀릴 것이 걱정된다. 중국의 환골탈태가 우리에게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의 대응과 역량에 달려 있다.

베이징 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에 개막한다. 중국인에게 8은 재운을 뜻하는 숫자다. 개막식 시간도 저녁 8시로 할 정도로 철저하게 8의 운세에 맞추었다. 소망하는 바처럼 올림픽이 중국에게 행운과 번성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 행복을 독차지하지 말고 기왕이면 올림픽에 참가하고 지켜보는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중국의 도량이 그쯤은 될 것이라 믿는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자 질시를 숨기지 못하고 언론과 국민이 이심전심으로 한국 깎아내리기를 하는 그런 협량함은 이제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 때는 마치 이솝 우화의 ‘여우의 신포도’를 보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6년이나 지났으니 중국도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각각의 팀으로 참가하는 남과 북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얼마나 따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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