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잠자고 있던 한국문화재 발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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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잠자고 있던 한국문화재 발굴 정리
  • 황성봉 재외기자
  • 승인 2007.12.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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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도선교회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문화재
▲ 독일 뮌헨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정리작업을 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들

한국국립민속박물관의 지원으로 독일 뮌헨 분도선교회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소장품 중 한국문화재의 정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국립민속박물관 김시덕 수석 학예사 등 학예사 총 네 명(장상교, 박수환, 김철호)이 Beckers-김영자 박사와 함께 지난 11월 21일부터 3 주일동안 뮌헨시에서 알프스 방향으로 40 여 Km 떨어진 남부독일 오버바이에른 소재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일부를 차지하는 한국관의 소장품 1 차 현장 정리 작업을 마쳤다.

베네딕트 성인의 교훈을 받드는 선교수도회인 상트 오틸리언 수도회는 1884년 선교수도회로 교황의 윤허를 얻는다. 1886년 한 영주의 소규모 궁궐을 사들여 독일에서 처음으로 선교수도원이 설립되는데 물론 그 동안 현재 건물은 대규모로 확장되었으나 현재까지 전세계 수도원 본원으로 역할이 활발하다. 최초 선교지는 아프리카, 1909년 한국의 선교가 시작된다.

상트 오틸리언 분도 선교수도회는 현재 20 개 선교수도원, 1100 명 수도자가 특히 탄자니아, 케니아, 우간다, 삼비아, 남아프리카, 베네주엘라, 콜롬비아, 남한(왜관), 중국,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 선교목적은 물론 천주교의 신앙전파가 우선적이지만 선교지역 서민의 교육에도 큰 비중을 둔다. 내국인의 문화, 특히 일상 생활사는 선교 역사에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의 선교는 1909년 시작된다. 붸버 총원장이 1911년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에서 생활용품, 놋그릇을 비롯한 식기, 복식, 민속신앙의 무구와 제례 기구를 수집해서 독일 본원 선교박물관에 아프리카 수장품 다음으로 수장품이 다양한 한국관을 개관하기 위해 뮌헨의 민속박물관의 협조를 얻기도 했다.

붸버 원장은 한국 방문중 전국을 순회하면서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일상생활을 잘 살펴보았다. 따라서 한국 문화 수장품을 구입하는 한편 한국에 관한 무성 영화 4 편을 제작했고, 독일로 돌아와서는 전 독일을 순회하면서 독일사회에 한국을 알리기에 앞장을 섰다. <조선 Im Land der Morgenstille>과 , <전통혼례> 등이다.

영화제목과 같은 이름으로 1915년 한국에 관한 방대한 저서 초판이 출간된다. 이 독일어판이 한국 선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한국판으로 출간 준비 중임은 다행이라 하겠다.

베붜는 1925년 금강산 등반을 하고 < In den Diamantbergen Koreas>을 1927년 독일어로 출판했다. (한글 번역: 김영자/수도사와 금강산, 도서 푸른숲, 1999) 1915년 초판이 나온 붸버의 <조선> 책은 그후에도 3,4 판이 출간되었으며 현재 독일 고서가에서 만만찮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붜베 총원장이 한국에서 수집한 유물과 그후 지속적으로 한국의 생활사 유물을 모아 현재 전시실 4개에 400 여점이 진열되어 100년 전의 한국인의 모습을 독일인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다만 선교박물관이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리고 박물관 운영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으로 유물의 보관상태는 방문자가 안타까워 할 정도로 소홀히 다뤄졌다.

또한 동아시아관 10 개의 진열장에는 한국. 일본. 중국과 태국이 뒤섞여 있고 수십 년 창문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때문에 수놓은 병풍, 산수화, 비단옷이 퇴색된 채 방치되어 전문가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현 총원장 Erzabt Jeremias Schroeder)은 베커스 김영자를 통해 한국민속박물관에 협조를 요청했고, 지원 요청을 한 지 1년 6개월만에 St.Ottilien 수도원 선교박물관 한국 소장품 1차 정리작업이 12월 10일까지 이루어졌다.

2차 작업은 소장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소장품 한 점 한 점 찍은 사진을 함께 정리한 박물관 대장을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3차 작업은 2009년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톡별전과 상설전시관의 새로운 진열작업이 되리라 믿는다.

성분도수도원 상트 오틸리언 초창기의 한국 선교자중 24 명이 1950년 전후로 북한 억류 중 총살 또는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또한 한국의 첫 사제이며 19세기 말 대원군에 의한 천주교인 학살 때 사형을 받은 김대건 성인의 유해가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성당 제대에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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