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학, 대학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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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학, 대학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11.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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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여개 재외동포학 개설 이후 대부분 폐강

국내 대학에서 재외동포 관련 과목이 사라지고 있다.

2004년 교포론을 시작으로 정규과목으로 처음 시작한 재외동포학은 2005년 들어 서울여대, 한국외국어대, 전남대 등에서 10여개 학과가 개설되는 등 상당부분 수적 발전을 이루는 듯 했지만, 2007년 현재 대부분 폐강되거나, 과목만 유지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으로 조사됐다.

가장 활발하게 학과가 진행했던 경희대는 올해 한국어 분야에 관련자 지원이 없어 교과목 리스트만 유지한 체 명맥만 유지하고 있고, 2005년 서울여대의‘세계 속의 한인', 2005년 외국어대의‘세계의 한민족’, ‘해외한인사’등의 개설과목은 현재 폐강된 상태다.

그나마 올해 새로 신설돼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던 공주대 재외동포학과는 지원자가 없어 내년으로 학과 정식 출범을 미루는 등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동안 재외동포학이 대학에서 정규학과 교양과목의 일부 과목으로, 또는 한국어교원 양성을 위한 선택과목으로 개설돼 학문적 연구대상으로만 남아왔지만, 국내 대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지 못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진영 인하대 교수는 “참여정부 들어오면서 늘어나게 된 외국인에 대한 지원과 국내 다문화 환경에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리즘이 아이러니컬하게 재외동포 학문에 대한 관심을 위축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박동호 외국어대 교수는 “한국어교원 양성과목 중 한국문학의 선택과목으로‘재외동포이주사’, ‘한민족문화론’ 등 재외동포 관련 과목이 현재 명단으로는 존재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다른 선택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 과목으로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찾을 수 있는 경쟁력을 찾아야지만 학문으로서도 존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재외동포학 관련 교수, 강사진을 찾기가 어려운 것도 학과 및 과목을 유지하기 어려운 커다란 요인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낙관하지 않았다.

이밖에 재외국민 자녀들이 국내대학 입학 정원이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재외동포를 겨냥해 제도화한 재외국민특례입학제도에 따른 모집인원이 2005년 특별전형 이후부터 2008년까지 6천32명, 5천467명, 5천228명, 5천59명으로 모집인원이 매년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재외동포학이 외면받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전남대 한상문화단대학원은 새로운 관점으로 해법을 찾고 있어 주목된다. 전남대는 2006년 ‘세계 한민족네트워크’라는 학과로 출발했지만,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학과명을 국내 학생들에게만 익숙한 ‘재외동포학과’에서 외국인들에게 친숙한 ‘디아스포라 협동과’로 개칭, 재외동포학을 특성화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으로 디아스포라 협동과는 학과의 절반 인원인 12명이 외국인 학생들이 차지하며, 2006년 5명에서 출발한 학생 수가 현재 24명으로 증가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대학에서 개설된 재외동포학

공주대대학원 재외동포학과 = 재외동포를 포함한 세계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보급하기 위한 세계화 전략으로 2008학년도부터 한민족교육문화연구원 내 재외동포학과와 한국어교육학과를 신설했다. 보다 전문화된 한국어교사 양성을 위해 국제결혼이주자 및 그 자녀의 비율이 높은 국내 지역과 50여 해외 자매대학과 몽골국립대학에 설립한 세종학당 등지에서 교육 실습하는 과정이 계획돼 있다.

인하대 재외동포연구센터 = ‘이주 및 재외동포센터’(가칭)라는 이름으로 재외동포연구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며, 현재 정치외교학과 내‘국제정치와 이주’라는 과목으로 재외동포 관련 학문을 개설해 놓았다. 재외동포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인천시의 목표에 발맞춰 인하대가 재외동포학의 연구목표를 새롭게 준비 중이다.

전남대대학원 디아스포라학 협동과정 = 2006년 재외동포 연구와 글로벌네트워크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국내 최초로 대학원에서 신설됐다. 최근 글로벌화된 지구촌의 흐름을 반영, 연구영역을 한민족에서 세계디아스포라로 확장하기 위해 '디아스포라학 협동과정'으로 변경했다. 앞으로 교육부와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수한 재외동포 대학원생을 유치, 글로벌 디아스포라 연구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전문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외국인 학생 대부분이 외국 상사주재원, 대사관 등 앞으로의 진로가 결정되는 등 졸업생 진출 실적이 좋아 외국인 학생 유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인제대 통일학부 재외동포정책론 = 재외동포가 가장 많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을 중심으로 하여 국가별로 재외동포 이주사, 현황, 현재의 생활과 과제, 한국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의 현황과 과제가 다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독일(광부, 간호사), 남미, 동남아 등지의 재외동포 이주사 등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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