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려인 젊은이들은 러시아로 다시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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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려인 젊은이들은 러시아로 다시 떠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11.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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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회 KBS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 TV부분 특별상 수상한 리타 박

우즈벡 국영방송국 리타 박(47) PD가 연출한‘멀고 험난했단 인생길’이 제 13회 KBS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 TV부분 특별상을 수상했다.

리타 박 PD는 우즈벡 고려인 동포들의 험난한 과거의 이주사와 현재의 모습을 고려인들의 증언과 각종 자료를 교차시켜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아 이날 특별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촬영 중 많은 부분이 현재의 어려운 우즈벡 고려인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쉽지 많은 않았다”고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박 PD는“젊은 사람들은 모두 취직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떠나고 노인들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현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고려인을 찾아보기가 거의 어려워 세대 간 단절이 극명한 현실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인들의 이민사와 고려인 사회를 연구하는 모습을 한 고려인 변호사를 통해 차분히 그려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래서 박 PD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작품을 담담한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고려인 정착 70주년이 지난 지금 카자흐스탄, 우즈벡 등 고려인 젊은이들은 오히려 러시아로 다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옛 선조들의 이주사가 반대로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지었다.

그런 그는“이렇게 고려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작품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방송위원회와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이 큰 힘이 된다”고 이번 대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우즈벡과 같이 방송 여건이 열악한 곳에는 이러한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는 동포들에게 방송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우즈벡 국영방송국의 유일한 한인 리타 박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전통을 이어가려는 고려인들의 모습을 담는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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