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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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라방
  • 윤조셉
  • 승인 2007.11.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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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조셉(국제통상전략연구원 원장)
삼국통일 후 신라의 무역이 발달하면서 신라인의 해상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신라인들은 당나라의 해안지대인 등주(登州)·양주(楊州)·초주(楚州) 지방에 이주하여 집단거류지를 이루었는데 이를 신라방이라 하였다.

장보고(張保皐)가 해상무역을 장악하면서 더욱 번창해진 신라방은 거주민들이 주로 상공업에 종사했고, 일부는 그와 관계된 수부(水夫)나 공인(工人)으로 생활했으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뛰어난 항해술을 바탕으로 국제무역을 활발히 전개했는데, 아랍·페르시아 상인들과도 교역을 했고, 일본과 신라 본국을 왕래하면서 해상무역을 주도하였다고 한다.

2007년 하반기 세계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중국이 세계의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 주요 원천이 되어 가고 있으며, 2007년 중국 경제성장의 세계 GDP 성장 기여도는 1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어 중국 경제가 세계 GDP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는 이미 미국을 추월한 듯 하다. 다시 한번 거대한 ‘힘의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아, 현재 중국에는 1만 5000개의 한국기업이 활동 중으로, 총 해외투자의 48%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에서의 사업은 그리 만만치는 않은 실정이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진출기업의 81.5%는 잦은 단전단수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고, 원자재 수급에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도 53.1%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관세나 증치세(부가세) 환급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기업도 46.9%에 이른다. 중국 진출기업들은 투자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평균 4.3개월이 소요되었고 '높은 이직률'(36.7%), '전문직 구인난'(32.9%), '숙련공 구인난'(20.3%) 등도 고용관리상 큰 걸림돌로 지적되었다.

기회의 땅인 중국에서 한국기업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은 현지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고, 현지 경영애로 및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담기관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인건비의 급속한 증가세와 더불어 전력, 원자재, 행정절차, 세제 등 어려움을 총괄적으로 지원하여 기업이 생산과 마케팅 그리고 판매에 전념할 수 있도록 관장하는 전문적인 기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들의 도움 없이는 많은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시장에서의 복잡한 절차에 쉽게 손을 들게 된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던 중국시장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져왔다. World-OKTA 중국 이우지회장인 차봉규 회장과 중국 수의그룹 전상혁 본부장 주도하에 강소성 숙천시에‘한국공단’이 설립되고 있다. 한국 포스코를 시공사로 하여 건설 중인 공단은, 중국에 진출했으나 경영애로와 문제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제조기업 뿐 아니라 향후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및 전 세계 한민족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인력공급 및 행정절차를 포함한 제반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제공한다. 금년 12월에 완공되는 8개 동을 합해 내년 6월까지 50개 동이 완공될 예정으로 3억불(약 2천7백억원)이 투입되었다.

한국공단은 한국의 자본이 포함되고 한국의 기술로 지어졌으며, 한국의 이름을 내건 중국 최초의 산업기지이다. 중국에서의 제조뿐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의 전진기지의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신라방이 행했던 세계무역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이제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기존 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중국과 함께 호흡할 수밖에 없었던 한민족에게는 단순한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에서 14억 인구의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국을 치밀한 전략과 계획으로 재공략하여야 한다는 것은 지상 최대의 과제이다.

세계의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고 경쟁하여 중국 시장을 점차적으로 잠식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누구도 침입할 수 없는 고유의 성역을 마련하여야 하는 이 즈음에, 새로운 형태의 ‘신라방’이 생기게 된 것은 커다란 희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공단에 거는 기대가 남달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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