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사회의 단체중심 사회활동과 사회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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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사회의 단체중심 사회활동과 사회 참여
  • 한상대
  • 승인 2007.11.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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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대(본지 편집위원, 명지대 교수)
교민사회를 보면 교민들이 한인회, 상공인회, 교회, 계 등을 통해 단체에 속해 있다. 출신모임으로 재향군인회, 동창회, 향우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운동모임과 취미모임이 있다. 교민은 이런 단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이 단체들이 한인사회의 골격을 형성하는 '틀'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외한인사회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며 교민들은 '사회적 소속감'을 갖기 위해서라도 이곳에 참여한다.

이런 한인단체들이 갖는 공통적 문제점이 있다. 한인단체들은 '업무지향적'이기 보다는 '지위지향적'인 성격이 강하다. 자연히 단체장 중심의 운영체제가 되어 회장에게 경비와 실무책임이 지나치게 집중된다. 그래서 그의 재정적 역량에 따라 그 단체의 성패여부가 결정되는 수가 많다. 업무지향적인 서양단체와는 성격차이가 크다.

또 이 단체들은 자기네 친목만을 강화하는 집단이기주의에 그치며, 전 교민사회의 권익향상을 지향하는 단체는 드물다. 이들의 행동반경도 현지사회보다는 한인사회 테두리 안에서 행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 사람은 대체로 열성, 봉사정신은 강하지만 양보와 협조정신은 약하다. 이런 취약점이 교민사회 한인단체를 쉽게 개인적 세력다툼의 각축장으로 만든다. 대부분 단체는 민족, 동포애, 교민사회단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수행해 나가고 있다. 교민사회 문제해결을 내세우거나 특수계층의 권익옹호를 표방하는 단체는 소수에 불과 하다.

거주국 기존사회에 침투, 융화되기에는 그들의 한국적 배경이 장애가 되어 한계를 보인다. 한인들이 단순노동, 기술, 판매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은 다른 소수민족과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열과 상향적 의지, 사업할 때 나오는 대담성, 집착력이 어느 다른 소수민족 보다는 빠른 정착과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배경이 거주국 사회에서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한인들의 자원이 될 수 밖에 없다. 주체성을 버리고 그 나라 사회에 동화만 시도하던 사람들이 실패한 예는 미국교민사회만 보아도 얼마던지 있다. 한국적 체취를 갖고 그 곳 문화도 잘 아는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길이 교민들의 나아갈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말을 잘 한다는 것이 곧 영어가 준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문화의 본질도 간직한 채 그 곳 문화를 수용하는 "이중문화", "이중언어" 인간을 교민사회는 키워야 한다. 백인이 주도하는 사회는 그들이 지배집단(dominant group)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현지사회에서 교민의 지위향상이나 성공적 생존을 위해서라도 한국문화와 그 곳 문화의 통합작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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