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자, 곽동의, 이희세 등 해외민주인사 한가위 방문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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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자, 곽동의, 이희세 등 해외민주인사 한가위 방문 허용된다
  • 최연구
  • 승인 200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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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작곡가 고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한통련 곽동의 의장, 고 이응로 화백의 조카 이희세. 이들은 한국정부가 그간 친북·반한인사로 분류해 귀국을 불허해온 해외불순(?)인사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70-80년대 군사독재시절 유럽, 일본 등지에서 한국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재외민주인사 50여명이 9월 19일 추석고향방문을 하게 된다.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의 임종인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5일 "이들은 지난 30여년동안 외국에서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했지만 반국가단체나 간첩 등으로 몰려 준법서약서와 반성문을 강요받아 왔고 여권조차 발급받지 못해 귀국하지 못했다. 하지만 범국민위원회쪽에서 이들 50명에 대해 조건없는 귀국허용을 요청한데 대해 관계당국이 일부인사에 대한 수사여부를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들에 대한 환영대회와 환영만찬회를 19일에 열고, 다음날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등 공식적인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추진위의 상임대표인 최병모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은 이들의 귀국을 위해 그간 고영구 국정원정, 강금실 범무장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잇달아 만나 설득해왔고 그 성과로서 이번에 정부의 귀국허용 방침을 이끌어냈다. 정부의 이런 결정이 있기까지는 추진위,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 8월 23일 방영된 KBS 제1TV 특별기획 프로그램 <한국사회를 말한다-입국금지 최후의 망명객들>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공영방송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이희세(72세 프랑스 도르돈거주), 김성수(68세. 독일 프랑크프루트 거주), 곽동의(73세 일본 도쿄거주)씨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어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윤정희 부부 납치사건 배후인물로 지목된 이응로 화백의 조카 이희세씨는 KBS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을 만난 적도 없다. 명예회복후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87년 파독광부간첩단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김성수 사건도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안당국의 조작과 강압수사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한편 일본에서 한국민주화와 김대중 전대통령 납치구출 투쟁에 주력했다가 반국가단체로 몰린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의 의장인 곽동의씨는 자신에 대한 귀국불허에 대해 "조총련 사람들도 귀국하는 마당에 민단출신인 한통련 사람들을 못 오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당시 한통련의 구명대상이었던 김대중씨가 대통령을 지냈고, 2000년 한통련 대책위 공동대표를 지낸 고영구 변호사가 국정원장이 되었는데도 곽의장의 귀국이 이제서야 이루어지게 되어 때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 재일언론인 정경모씨, 독일의 김영무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친북활동 등 과거행적에 대한 조사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인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추진위 집행위원장 임종인 변호사는 이들에 대해서도 조건없는 귀국허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관련당국과 계속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두율  교수는 관게당국이 조사를 요구하면 귀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들 마지막 해외망명객 3인의 귀국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8매 최연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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