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이주 고려인 동포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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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이주 고려인 동포들에게 희망을!
  • 이봄철(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해외사업팀 부장)
  • 승인 2007.09.13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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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고그라드는 해외동포지원의 사각지대로서 방치된 곳입니다.

흔히들 고려인하면 연해주나 중앙아시아의 나라들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볼고그라드의 고려인들은 맨손으로 가족을 데리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어서 재이주한 고려인들이 3만명이나 사는 곳입니다마는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기에 지원은 고사하고 관심도 갖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조금씩 알려지고 있으며, 러시아 중앙아시아 고려인 실태조사에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구소련때 중앙아시아 농업혁명의 주역이었던 고려인들입니다.

쌀농사와 과채류 농사를 도입해 사막지대의 중앙아시아를 식량 및 과채류 생산 거점으로 만들어 구소련연방 때 760여명의 고려인이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고려인 하면, 성실하고 농업에 천부적인 민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려인들에게 다시 농업혁명의 주역이라는 긍지와 명예를 살리며 경제적 자립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볼고그라드는 재이주고려인 3만여 명이 사는 엄청 큰 거주지입니다. 볼고그라드는 우즈벡, 타지키스탄등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서 재이주 고려인들에게는 고향에서 가깝고 농사짓기 좋고하여 구소련때부터 계절농사를 많이 짓던 곳이기에 재이주 정착지로서 선택한 것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10년 남짓한 기간에 타지키스탄 내전을 피해 온 난민과 우즈벡 등에서 온 고려인등 약 3만 명이 농촌과 들판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려인이 재정착한 볼고그라드는 과채류 농업의 산지로 위도상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여름에는 고온건조하고 겨울에는 한랭습윤한 대륙성 스텝기후에 가까우며 볼가댐이 있어서 관개시설 잘 되어 있어 과채류농사가 발달해 있으며 모스크바, 라스토프, 사라토프, 뻐쩨르부르그 등 대도시의 시장이 있습니다.

전체 고려인 중에 80% 정도가 농사를 짓고 있으며 주된 농작물은 토마토, 오이, 수박, 양파등의 과채류인데 볼고그라드주 전체 과채류 생산량의 70% 가량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주정부에서도 고려인이 없으면 과일과 야채는 먹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고려인들이 농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이들의 정착생활은 매우 힘들고 척박합니다.

많은 고려인들은 농사경험 부족과 농사를 지을 돈이 없기에 고리로 돈을 빌어서 농사를 지어 되갚는 악순한이 되풀이되고 있어 갈수록 빚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겨울이면 과채류 값이 폭등하는 러시아에서 시설농업을 통한 과채류 생산은 경쟁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일부 큰 자본들이 모스크바 근교와 볼고그라드 등에서도 대규모의 시설원예를 합니다. 하지만 큰 규모가 아니어도 고려인들에게 시설원예는 계절농사의 과채류 생산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벌수 있음이 일부 텃밭 형태의 조잡한 시설로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 대한 우리나라의 선진농업기술 전수와 농기자재를 통한 사설원예 지원은 고려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앞당기고 안정된 재이주 정착을 일구는데 매우 유익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재이주한 고려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의 교육과 민족정체성 회복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도 경제적인 안정 없이는 어렵습니다. 경제적 안정이 되어야 아이들의 미래도 희망이 가능합니다. 고려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재정착 과정에서 동포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고려인들은 안정된 수익이 절실합니다. 급격한 체제변화와 정보통신 및 인테넷 시대에서 현재 대부분의 30대 이상 고려인들은 농업 이외의 직업으로 사회 진출을 하기에는 힘든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의 경제적 안정이 곧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됩니다.. 일제의 수탈을 피해 연해주로 가서 민족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다가 1937년 수천 킬로미터의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아이와 노약자등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었습니다.

악착스럽게 일하여 농업혁명의 주역이 되고 2세, 3세들이 중산층을 이룰 즈음 소련이 망하여 다시 넓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량생활의 길로 내몰렸습니다. 이들의 대를 잇는 슬픔은 끝나야 합니다. 유랑생활 100년, 이제 고려인들의 슬픔은 끝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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