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하루도 쉼 없는 오사카 ‘한글나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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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하루도 쉼 없는 오사카 ‘한글나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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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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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이쿠노구(生野區)의 츠루하시(鶴橋)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찻집의 한 공간. 여기에서 '우리말 웅변대회'에서 입상한 재일한국인 2명이 간사역을 맡아 자발적인 한국어 공부모임을 매월 계속해서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17년. 그동안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우리말 학습을 통한 재일한국인과 일본인에 의한 '한국어 나눔'의 터전이 되고 있다.

학습회는 초심자와 중급 이상의 어학능력을 가진 그룹으로 나눠 제2, 3 수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남짓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참가자는 재일한국인과 일본인을 합쳐 총 40여명. 모임의 명칭은 공생의 뜻을 담아 '우리말 합시다·한글나눔회'로 했다.

이 모임의 대표 이미요코(李美代子·66, 히가시오사카시=東大阪市)씨는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배우면서 읽고 쓰기,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다”며 “자연스레 지인·친구의 인연도 넓혀지고 있다"고 말한다. 대표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전원이 교류하며 함께 배우고 있다. 회비는 특별히 없다.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17년간 이어진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최근 다소 입출회가 있긴 하지만, 총 1천명 이상이 함께 해 왔다고 한다.

학습은 참가자 전원에 의해 교재를 함께 읽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한 사람씩 읽고, 비교하면서 서로 체크한다. 강사로서 한국인 유학생 강신영(姜信英.·44)씨가 어드바이스 하고 있다.

이씨는 1989년 민단 오사카부 본부에서 열린 우리말 웅변대회에서 2위에 입상했다. 이를 계기로 '더 공부해서 회화가 가능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돼 마찬가지로 1위 입상한 조도지(曺島枝·66, 스이타시=吹田市)씨에게 제안해 학습회를 구성한 것이 시작. 나중에 3위에 입상한 이케다(池田常雄·59, 나라시=奈良市)씨도 가담했다.

조씨는 "지금까지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의 모국어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며 “ 그 열의에 끌려 한국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이케다씨는 "이 모임에 나와 일본 사회에서 꿋꿋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재일동포’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한다.

멤버 김참례(金參禮·68)씨와 양정미(梁正美·69)씨는 "한류로 한국어에 눈떠 이곳에 오게 됐다"고 동기를 말했다. 사카노(坂野公子·55)씨와 카토(加藤美季·34)씨는 "한국여행을 갔다가 한국의 문화를 더욱 알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면서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모임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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