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 해외 한국학 현황 소개한 신기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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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 해외 한국학 현황 소개한 신기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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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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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홍성록기자 = "미국 사회학계에서 한국학은 지역학입니다.  지
역학은 냉전시대에 미국이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되
기 시작했죠. 그러나 이제 냉전시대가 끝났으니 새로운 연구방향의  탐색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4일 오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첨단강의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원장
제임스 팔레)의 `해외 석학 초청 집중강좌' 두 번째 순서로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학
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신기욱(申起旭·42·사회학) 교수가 나섰다.

    신 교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몇 안되는 한국학 학자로 한국학 뿐 아니라  한미
관계, 한반도 안보 등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

    강의는 `사회학과 한국학 사이에서'라는 주제로 미국 사회학계에서의  한국학의
위상, 자신의 학문적 고민과 연구방법론, 한국학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제안 등으로
이뤄졌다.

    신 교수는 한국학 연구가 개념화와 이론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왕조, 식민지 경험, 군정(軍政), 민주주의 등 서구민주주의 국가에  비
해 풍부한 역사적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 경험은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
죠. 이들 경험을 보편적인 개념이나 이론으로 만든다면 국제 학계에서 한국학의  미
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현재 한국 민족주의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윤리
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제 생각으로는 평등의식인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 자체가 평
등한 사회는 아니지만 다들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좋은 예로 제가 한국에
와서 느낀 것은 조깅 하는 사람들의 옷이 거의 비슷하다는 겁니다.  미국은  그렇지
않거든요. 남이 가진 것은 나도 가져야 한다는 뭐 이런 생각이 한국인들 머리  속에
잠재적으로 자리잡고 있어요."

    그는 `민족'이란 개념이 서구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  개념을  전혀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진 한국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민족 개념은 혈연중심의 개념입니다. 서구의 민족 개념은 근대적  산물
로 근대국가의 형성과 더불어 만들어진 개념이죠. 서구에서 말하는  민족(Nation)을
우리의 민족개념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습니다."

    그는 한국 사회가 민족사관적인 관점으로만 역사를 해석하려는 것도 옳지  않다
고 말했다.

    "한국은 배타적인 사회입니다. 제가 식민지 근대성(Colonial Modernity)을 말하
면 저를 친일파라고 말합니다. 식민지 근대성은 그간 미국에서 이뤄진 식민지  조선
연구에 대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일본 식민지의 잔악성을 강조하지만  독
일과 비교하면 일본 식민권력은 훨씬 덜 폭력적이었습니다. 식민지  근대성은  일본
식민지 지배의 특성을 연구하자는 것이지 일본 식민정책이 옳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
닙니다."

    그는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한국학 촉진을 위해 △타 학문과의 공동연구의  필요
성 △ 한국학연구에 있어 비교사적 관점 도입 △ 통계학 활용 등  다양한  방법론의
개발등을 제안했다.

    이날 강좌에는 신 교수의 명성으로  대학교수, 학자, 대학원생 등 200여 명  이
상의 청중이 몰렸다.  < 사진 있음 >

    sungl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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