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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유럽인가?
김원희  |  webmaster@berlin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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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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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럽사람들은 지난 역사에서 이슬람의 과학이 유럽보다 훨씬 발달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고 학교에서도 잘 가르치지 않는다. 유럽인들은 이슬람의 역사와 내용에 대해 무지하다. 십자군원정 이래 유럽에선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인 이미지만이 그려져왔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로 이슬람은 종교적으로 관용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기독교처럼 종교탄압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단지 이슬람에선 르네상스, 계몽주의, 제정분리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슬람은 5백년간의 오스만제국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발을 디딜 수 없었다. 알바니아, 보스니아, 코소보는 여기서 예외에 속한다. 유럽에서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꽤 오래된 전통이며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몇십년전부터 유럽에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살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에 각각 3백만, 영국에 150만이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유럽사회로의 통합( Integration)은 어디에서고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유럽사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겉돌고 있다. 유럽인들은 터키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가난한 터키사람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 올 것을 걱정한다.

21세기에는 점점 유럽으로의 이민유입 압력이 강화될 것이다. 이슬람 인구는 크게 성장했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다. 63년 터키인구는 4천만이었는데 현재는 약 7천만이다. 21세기중반에는 독일과 비슷한 인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인구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현재 일인당 소득은 유럽연합평균의 1/5에 불과하다. 이들 이슬람지역, 특히 터키와 근동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난민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유럽인들은 중동과 아시아의 이슬람 이웃국가들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지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은 터키를 자신의 휘하에 넣고 싶어 하며 그래서 유럽연합에 터키를 받아들이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90년대에 유럽연합은 여러차례 터키를 유럽연합에 받아들이겠다는 결의를 했지만,  특정한 정치경제적 조건와 민주화를 전제조건으로 고집했고, 터키는 아직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압력에 터키를 받아들인다는 제스춰를 취하면서도 언제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는 것을 가입반대의 구실로 내세웠다.  

한때 터키는 소련의 남하를 막는 보루였다. 터키방언을 사용하는 중앙아시아를 자신들의 형제로 생각하는 터키는 수십년간 러시아와 적대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는 터키가 나토에 가입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이제 유럽은 냉전시기의 터키의 지정학적 중요성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본다. 터키는 그리스, 불가리아 뿐만 아니라, 이라크, 시리아, 이란, 게오르기엔, 아르메니아 등 다양한 국가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또한 이라크처럼 국경부근에 2천만에 달하는 쿠르드족 문제를 안고 있어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지역이다. 자신을 세계경찰로 착각하는 미국은 중동의 헤게모니를 위해  터키를 붙들어두고 싶어하며, 현재 이라크전쟁에서 터키가 함께 협력해주기를 바란다. 유럽연합국가들은 유럽연합이 한 국가처럼 결속해서 21세기의 파고를 넘기를 바란다. 그런데 터키가 들어올 경우, 당장 유럽연합차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일한 외교정책이 힘들게 되고 더 복잡해질 것을 염려한다.

터키는 이란과는 달리 케말 파샤의 개혁 덕분에 성속이 분리된 세속국가가 되었으며 민주적-의회주의 헌법을 갖고 있다. 그러나 헌법상 군이 결정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 군인들은 케말주의 개혁을 지지하고 이것이 잘 이행되는지를 감시하며 재이슬람화를 반대한다. 그러나 군이 이런 최고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터키가 재이슬람화되지 않고 세속국가로 남는 발판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민주주의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바로 이 점이 특히 유럽연합의 가입기준에 저촉된다. 현재 터키집권당은 유럽연합의 도움으로 군부권력을 축소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히려 군부권력이 계속 안정된 세력으로 남아 힘을 쓰기를 바라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의 압력을 받는 가운데 시락과 슈뢰더가 앞장서서 내놓은 해결책 -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결정시기를 2004년말로 미룬 해결책 -은 터키에서 대결을 야기시킬 것이며 벌써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터키는 민주화될 것인가, 근본주의자들이 득세해서 재이슬람화의 길을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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