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의 금융 국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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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금융 국제화
  • 조셉윤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07.06.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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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무역인협회(World-OKTA) 이사장이자 미국 LA 윌셔은행의 신화를 세운 고석화 이사장의 이야기는 한국 금융의 국제화란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고석화 이사장은 지난 5월, 뉴욕 나스닥 시장의 폐장을 알리는 종을 울렸는데, 미국 서부지역의 한인이 나스닥 폐장 종을 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윌셔은행을 자본금 500만 달러로 시작해 총자산 20억 달러의 대표적인 지역 은행으로 성장시킨, 고 이사장의 경영실적을 높이 평가해 나스닥이 폐장의 종을 울리는 영광을 주었던 것이다.

고 이사장은 1980년 자본금 500만 달러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윌셔은행에 1986년부터 대주주로 참여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 지분을 10퍼센트 이상 보유하면 개인자금 운용에 각종 제약이 따르는 규정 탓에 다른 한인들이 투자를 꺼릴 때 그는 과감히 지분 26퍼센트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고, 눈에 보이는 성장보다 수익위주, 건실함을 강조하면서 직원과의 친화를 바탕으로 은행을 이끌어나갔다.

1989년 일부 경영진의 스캔들로 은행이 존폐위기에 처했을 때 고 이사장의 리더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그는 은행증자에 앞장서고 최초의 교포은행을 살리자는 호소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 같은 열정으로 윌셔은행은 급성장을 할 수 있었고 2003년 478개 지방은행 가운데 1위로 뽑힌데 이어 2004년에는 미국 내 전체은행 61위로 선정됐고, 2005년과 2006년에는 포천지 선정‘최근 3년간 초고속 성장기업’에서 당당히 79위와 70위에 랭크되었다.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윌셔은행의 주가 수익률은 무려 1천900%로 벤처기업의 신화를 능가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2005년 말 개인 재산 500만 달러를 출연, ‘고선재단(Koh Charitable Foundation)’을 설립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경제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따라, 사업가로 성공해 자선사업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한다. 고선재단 출범으로 ‘궁극적인 성취감은 자선사업을 실현했을 때’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자 동포 경제인이다.

반면, 한국 금융의 국제 경쟁력은 아직 미흡한 상태로 2006년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금융 서비스의 국가경쟁력은 37위로 글로벌 수준에서 크게 미달하고 있는데 홍콩(2위), 대만(16위), 싱가폴(19위)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33위) 보다도 뒤져 있는 상태이다. 국제이동 자본의 누적액(Accumulated Flow of Capital)을 기준으로 한 국제화 정도에서도 선진국의 1/6~1/3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의 국제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s)’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단일화되어가는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국경을 초월한 약속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표준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소외되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국 금융의 문제도 부분적으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한국 금융의 미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경험과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뉴욕, LA 그리고 세계 많은 곳에 고석화 이사장과 같은 자랑스러운 한국 금융인들이 많이 있다. 한국 금융의 국제화를 한민족 동포 경제인인 이들과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할 때이다. 이들의 ‘궁극적인 성취감’도 한국 금융의 선진화에서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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