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민상품 대박 - 이땅을 떠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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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민상품 대박 - 이땅을 떠나려는 사람들
  • dongpo
  • 승인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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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민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것은 해외취업 상품인데,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서 인턴 사원으로 현지기업에서 일하면서 실무능력을 쌓는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6월에서 8월까지 3회에 걸쳐 이러한 상품을 판매한 결과 296분 방송에 약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시간당 11억원을 판매한 셈이다. 다른 히트 상품에 비해 2~3배가 되는 큰 금액이다. 최근에 판매한 캐나다 마니토바주 이민상품의 경우 100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첫날 983명이 몰려오는 바람에 방송을 서둘러 끝내야만 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상품 구입자의 60~70%가 20~30대라는 것이다. 경제난과 그로 인한 높은 실업률 때문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 이민의 길을 선택한것 같다. 지난 7월 현재 실업률은 7.5%, 실업자수는 38만5000명에 이른다. 이민상품신청자 중 40대도 적지않다. IMF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언제 해고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해외에 가서 새출발을 하려는 생각인 듯 하다. 언론은 이런 현상을 보도하면서 젊은 세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안타가워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20~30대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는 세대이고 40대는 현재 나라를 짊어지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민 대열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경제난이나 취업난이라는 단순한 경제문제때문이 아니라 학연 지연 혈연이 지배하는 사회풍토나 과다한 사교육비부담 등 구조적인 문제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이다. 2년전에 일본에서 한국에 온 재일동포2세로서 나는 이런 이민 대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재외동포가 조국에 올 경우 가슴속깊은 곳에는 조국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 마련이다. 그러나 막상 와 보니 고국의 동포들은 이런 나라에서는 살 수 없다고 나라를 버리고 떠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생각컨대 국민으로 하여금 조국을 버리게 하는 나라가 제대로 된 재외동포 정책을 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이민 대열과 재일동포에 대한 정책을 동시에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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