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몰지각한 흑인 비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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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몰지각한 흑인 비하 발언
  • 실비아 패튼
  • 승인 2007.06.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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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비아 패튼(한미여성회총연합회 회장, 본지 칼럼니스트)
풋볼선수 하인스 워드가 등장한 후 요즘 한국 언론에는 혼혈 자녀들의 활약이 자주 등장한다. 요즘은 가수 에이머리와 윤미애가 한국계 흑인으로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검둥이라고 놀림을 받던 흑인 혼혈인들…. 그들의 마음을 보라.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수세미로 얼굴을 박박 문지르며 하얀 피부를 갖고 싶어했던 혼혈, 왜 그들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한마디 말실수로 아픔을 주는가.

오는 7월이면 이효선 광명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된다고 한다. 그는 취임 후 망언을 해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이 꽤 여러 번 된다고 한다. '정치인이 되려면 입조심부터 하라'는 금언이 생각나게 한다. 지금 시민들이 이 시장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게 된 것도 원인 제공은 시장 본인이라 하겠다.

지난달 민주평통 광명시협의회와 워싱턴협의회의 자매결연 체결 뒤 열린 공식오찬에 참석한 이효선 광명시장이 "워싱턴에 가보니 검둥이들이 우글우글하던데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는 흑인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의 검둥이 망언은 오찬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물론 미국에서 살고있는 동포들에게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 자리에는 국제결혼여성들도 참석했었다. 참석자들은 물론 국제결혼여성회 회원들도 이 시장의 흑인비하 망언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우리들의 형제 자매인 흑인들은 피부색만 다를 뿐 우리와 똑같이 차별받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그들은 동양인과 같이 잔정이 많은 다정한 사람들이다. 며칠 전 한 혼혈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도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정치인들이 있어!"라고 말하는 소리에 마음이 아팠다.

흑인과 살고 있는 한인 회원들이 또 연락을 해왔다. 흑인과 살고 있는 우리를 정치인들이 어떻게 보는 것 인지 속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 마리의 물고기가 맑은 물을 더럽혀 놓은 격이라고 하겠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왜 두려움의 대상이 돼야 하고 차별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이 세상엔 무서운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인간미 넘친 사람이 더 많기에 살 만한 것이다.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고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망발을 했다는 건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제결혼한 여성들도 한국의 딸로서 조국이 잘 되길 바라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그러나 나쁜 뉴스가 더 크게 들리기 때문에 그런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계속 발뺌하다가 녹음이 된 사실을 알고는 사과한 이 시장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무시하는 정치인이 과연 올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이 시장의 망발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조국에 큰 피해를 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직도 일부 한국인들은 타인종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인식을 고치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피부색이 다르면 차별부터 하려고 한다. 글로벌시대에 어우러져 살려면 생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흑인도 백인도 황인종도 모두 다 같은 인간이다.

우리 국제결혼여성들은 그들과 결혼해서 함께 살고 있다. 외국인을 모독하는 행위는 외국인과 살고있는 우리를 모독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다문화 다민족이 함께 살고있는 글로벌시대에 이 같은 망언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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