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청년실업자 5만명 해외인턴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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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청년실업자 5만명 해외인턴보내자
  • dongpo
  • 승인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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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자 대책으로 실업청년 5만 명을 해외에 파견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7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실업대책과 관련 "청년실업자 15만명중 5만명은 해외로 보내고 10만명에 대해서는 국내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으며 청년실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새해예산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최대표는 청년실업자 해외파견의 구체적 프로그램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이 정부에 예산과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촉구하고 이게 안되면 청와대라도 찾아가서 받아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강한 정책의지를 보였다.

이에 앞서 최대표는 이미 7월 9일 강북IT직업전문학교 방문때에도 "대졸, 고졸 청년중 1만명 가량을 국가예산으로 홰외에 파견, 훈련도 받고 직업을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향후 어떤 프로그램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한나라당의 청년실업대책 특위는 최대표의 발언취지대로 구체적인 해외인턴파견 프로그램을 내놓기 위한 실무작업을 하고 있다.

실제 이와 유사한 경우는 경북대학교에서도 있었다. 경북대학교는 2000년부터 재학생 해외인턴, 학점교류 교환학생제도, 해외어학연수, 배낭여행지원 등의 국제화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추진했던 당시 경북대의 박찬석 총장은 "국제화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학과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인턴쉽제도는 경북대 국제화프로그램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는데, 2000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해외인턴을 다녀왔다.

계절제, 학기제 및 학년제로 해외인턴을 다녀온 학생수는 2000년에 63명, 2001년에 119명, 2002년에 77명, 2003년 1학기에 28명 등 총287명에 이른다. 경북대의 해외인턴제도는 해외실무경험과 샌드위치교육을 통해 영어능력과 실무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마련되었는데, 현재까지는 미국업체에만 보내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해갈 계획이다. 먼저 대학측에서 현지업체를 확보한 후 필요한 인력만큼의 인턴생을 선발해 현지에 파견하는데, 해외업체에서의 실무업무를 평가해 전공이나 교양학점으로 인정해주고 있어 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체류문제와 관련해서 학교는 인턴생 파견을 위해 J-1 비자(문화교류비자) 또는 H2B비자(단기취업비자)를 신청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 청년실업자문제는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인턴쉽제도는 국가적으로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경북대의 선례는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대상업체가 미국기업에 한정되었고, 학점과의 연계 등 취업보다는 대학교육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등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주장은 정치권에서 청년실업자대책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하다. 하지만 실업자의 해외파견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소요되는 예산도 예산이거니와 파견지역의 고용조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가령, 유럽의 경우 해외인턴을 보내기 위해서는 노동허가가 필요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단기적인 해외파견이라는 성과에만 급급할 때 국내실업문제 해결에는 별 효과를 거두기 힘든데 이를 어떻게 실업문제해결과 연결시킬지 등의 대책 없이 성급히 추진하다가는 실효성없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실업자 해외파견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책성 공약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9매 최연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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