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요리사들은 퓨전을 어느 정도의 경력을 가진 후에 할 수 있는 장르라고 말한다. 그만큼 재료배합이나 스타일의 변화, 조리법의 변화 등이 녹녹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퓨전의 바탕에는 크로스오버적인 문화가 있거나,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필요에 의해서 고객들의 검증을 받은 후에 정착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프랑스의 포 토 푸가 베트남에서 그들의 면문화와 만나면서 Pho라는 세계적인 음식이 나오는 경우나, 일본의 마끼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롤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거나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유럽의 경우는 여러 음식문화들이 공존하지만, 퓨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각 나라의 문화를 여과없이 100% 느끼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로코에서의 쿠스쿠스와 파리 한복판에서의 쿠스쿠스가 맛이 그리 다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실 퓨전열풍보다 반가운것은 서울 구석구석에 여러나라의 음식점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제는 몽골 음식이나, 멕시코 음식, 프렌치 비스트로 음식, 독일의 시골음식을 서울에서 모두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외래 식문화 중에서 우리와 가장 궁합이 맞는 음식이,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음식과 자연스레 어울어졌을떄 진정한 한국식 퓨전음식이 탄생하지 않을까? 4.8매 최연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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