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은 가족중심의 이민이 아닌 꼭 필요한 인재들만 불러와 사용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가족중심으로 이민사회가 구성돼 있는 미국동포 입장에서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재미동포사회에서는 각 정당과 의원들에게 로비를 펴고, 항의 집회를 열어 가족이민을 계속 수용해 달라는 운동을 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우리나라에 있는 재한 외국인들을 먼저 떠올렸다.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중 단순노동자(이주노동자)는 이제 전체 외국인 거주자 90만 명 중 80%인 7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이 일하기 싫어하는 3D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이들이 우리사회의 밑바닥을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비롯한 각종 민간단체에서는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에야 법무부에서 결혼이민여성을 초점으로 한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통과시켰으나 의무조항이 거의 없는 법안이어서 실효성이 어느 정도나 될 지 의문시 된다.
과거 LA 흑인폭동과 프랑스 이민자폭동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민자로 인한 사회문제와 사건사고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재외동포들은 다른 나라에서 자리 잡아가는데 있어 그들 사회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그들 외국인근로자와 함께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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