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와 이주노동자'
상태바
'재미동포와 이주노동자'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7.05.24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전 미국 이민법 개정안이 백악관과 합의됐다.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세부안 조정을 하고 있어서 법률안이 조만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에서는 이민법이 사회의 근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여긴다. 어떤 사람을 미국시민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10년, 20년 뒤의 미국을 만들기 때문이다.

합의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은 가족중심의 이민이 아닌 꼭 필요한 인재들만 불러와 사용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가족중심으로 이민사회가 구성돼 있는 미국동포 입장에서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재미동포사회에서는 각 정당과 의원들에게 로비를 펴고, 항의 집회를 열어 가족이민을 계속 수용해 달라는 운동을 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우리나라에 있는 재한 외국인들을 먼저 떠올렸다.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중 단순노동자(이주노동자)는 이제 전체 외국인 거주자 90만 명 중 80%인 7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이 일하기 싫어하는 3D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이들이 우리사회의 밑바닥을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비롯한 각종 민간단체에서는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에야 법무부에서 결혼이민여성을 초점으로 한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통과시켰으나 의무조항이 거의 없는 법안이어서 실효성이 어느 정도나 될 지 의문시 된다.

과거 LA 흑인폭동과 프랑스 이민자폭동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민자로 인한 사회문제와 사건사고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재외동포들은 다른 나라에서 자리 잡아가는데 있어 그들 사회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그들 외국인근로자와 함께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