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수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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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수리 중
  • 장태숙
  • 승인 2007.05.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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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통로를 닫고 나를 돌려 세우네

이만치 건너 온 삶의 모서리에 스미는 적막
내가 나를 가두면
조금은 비틀거릴지라도
눈썹 끝에 일렁이는 고독한 자유
꺾인 무릎 속에서 죽은 신경들이
살을 헤치고 나와
구겨진 시간의 어둠을,
더 깊은 어둠을 만지네

가끔씩 심심하게 흩어지는 내가
컴퓨터 푸른 화면에 팽팽하게 걸리고
내 영혼이 숨어사는 공간에도
손바닥 가득 묻어나는 별
따뜻하네

시를 끌어모아 불을 지피면 눈물냄새가 날까?
내 속의 불길은 이제 그만
사그라들면 좋겠네

하루가 또 사라지려 하네
그리움보다 더 아픈 사라짐의 향기
상처 뒤에서 자주 마음에 스치는 것은
입술연지처럼 바르고 지우던 꿈의 흔적
희망 하나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가없는 마음의 물길에
다시또,
속절없는 물고기 몇 마리
풀어놓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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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숙/시인, 미주한국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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