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세계한인지도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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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드러낸 세계한인지도자대회
  • 강국진
  • 승인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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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지도자대회 참가자들은 21일 결의문을 발표했다. 모두 7개 항으로 된 결의문은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법무부에서 제출한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말뿐인 잔치"라는 비판을 듣기에 충분했다.

대회가 지나치게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만 흘러가자 규모가 적은 곳에서 참가한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계한인지도자대회 이틀째인 20일 오후에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는 대회 의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전체 참가자들의 60%가 넘는 미국과 일본 쪽 참가자들의 의견만 반영된 채 미주총련과 재일민단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공동의장으로 선출되었다. "왜 공동의장을 선출해야 하느냐"는 기본적인 문제제기조차 흐지부지 묻혀버렸다. 거기다 "두 공동의장은 어제 운영위원회에서 이미 선출"된 상태였고 전체회의는 요식행위일 뿐이었다.

김병국 튀니지한인회장은 "미국과 일본 쪽 동창회하는 것 같다"며 "들러리 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동포다. 규모가 작은 한인사회를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회 참가자들의 자질과 자세도 문제로 지적됐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참가자 한 명은 "4시간 시차 때문에 피곤하다"면서 1차 전체회의와 분과별 회의가 열리는 오후 내내 객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김수남씨(재몽골한인회 회장)는 "한인회장 가운데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아 개인 일 처리를 겸해서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배덕호 재외동포연대추진위 사무국장은 "젊은층과 여성이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주최 만찬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프런트에서 A4 용지 크기만한 사진을 하나씩 챙겨갔다. 사진은 그 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을 한사람씩 찍은 것이었다. 한 참가자는 "항공료를 자비로 내고 행사에 참가한 진정한 목적이 그 한 장의 사진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tengis@ngotimes.net (5.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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