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안경점 하는 한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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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안경점 하는 한인도 있습니다"
  • 강국진
  • 승인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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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 몽골의 서울인 울란바아타르에서 안경점을 경영한다고 하면 '그게 몽골에서 될까?'하고 생각할 사람이 많다. 초원에서 유목하는 몽골인들은 평균 시력이 엄청나게 좋다는 '상식' 때문이다. 김수남(56) 재몽골한인회장은 "그게 바로 한국인들이 얼마나 몽골을 모르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는다. "한국언론에서는 몽골을 소개할 때 초원에서 유목하는 '시골사람'만 보여주는데 실제 몽골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생활한다." 당연히 시력이 나빠 안경을 껴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몽골은 한국과 90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94년 당시 1백여명 뿐이던 한인들이 지금은 1천2백여명을 헤아린다. 작년 10월에 몽골한인회장에 당선된 김수남씨가 몽골땅을 처음 밟은 것은 94년이었다. 금광을 개발하려고 갔으나 결국 포기했다. "처음 몽골에 갔을 때는 추위와 음식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는 그는 이제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몽골만두를 꼽을 정도다. "내가 양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걸 알고 비싼 쇠고기로 손님대접을 하는 걸 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다정다감한 사람들인지 실감했다"는 그는 "몽골이 외국이란 생각이 안든다. '몽골타임'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는 이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며 몽골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3.2매)-1차줄임




한국사람이 몽골의 서울인 울란바아타르(붉은 영웅이란 뜻)에서 안경점을 경영한다고 하면 '그게 몽골에서 돈이 될까?'하고 생각할 사람이 많다. 초원에서 유목하는 몽골인들은 평균 시력이 5.0 이상이라는 '상식' 때문이다. 김수남(56) 재몽골한인회장은 "그게 바로 한국인들이 얼마나 몽골을 모르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는다. "한국언론에선 몽골을 소개할 때 뭔가 별다른 걸 보여주려고 초원에서 유목하는 '시골사람'만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몽골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생활한다." 당연히 시력이 나빠 안경을 껴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몽골은 한국과 90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94년 당시 1백여명 뿐이던 한인들이 지금은 1천2백여명을 헤아린다. 작년 10월에 몽골한인회장에 당선된 김수남씨는 "한인회란 재외한인들의 친목도모, 권익옹호, 그리고 민간외교관 구실을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인지도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그는 "몽골에 사는 한인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식당이나 유흥업소 미장원 같은 사업을 하는 장기체류자들이고 나머지는 선교사, 한국인이 세운 대학에서 일하는 교직원, 상사 주재원, 외교관 등"이라고 밝혔다. "물론 안경점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93년에 처음 생긴 몽골한인회는 약6백명의 회원이 있다. 그는 한인회장에 당선되자마자 한인들을 위한 주간 한인신문을 만들었다. 올해 3월부터는 한국말을 잘 모르는 2세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세웠다. 60명 가량의 학생들이 토요일에 한글학교로 모인다. 선생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한국에서 중장비 임대업을 하던 그가 몽골땅을 처음 밟은 것은 94년이었다. "몽골에서 금광을 개발하려고 했다. 처음엔 갖고 있던 장비 한두개면 금광을 개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준비과정에서 외국인은 금광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미 값비싼 중장비를 몽골로 들여온 터라 그냥 철수할 수도 없어 이런 저런 사업을 벌이게 되었다. 4-5년 후에는 규제가 풀렸지만 경제성이 안 좋다는 판단이 들어 금광은 포기했다. 3년 전에는 보야지호텔이라는 외국인전용호텔을 신축했다. 종업원이 35명이나 되는 호텔을 경영하면서 한국상품 수입상도 겸하고 있다.

"처음 몽골에 갔을 때는 추위와 음식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는 그는 이제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몽골만두를 꼽을 정도다. "내가 양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걸 알고 비싼 쇠고기로 손님대접을 하는 걸 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다정다감한 사람들인지 실감했다"는 그는 "몽골이 외국이란 생각이 안든다. '몽골타임'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는 이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며 몽골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는 "이민자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화를 몰라 필요없는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몽골만 하더라도 유목민의 전통이 강해서 한국인들이 문화차이를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몽골경제가 한국처럼 단기간에 급속하게 발전할거란 기대는 안 한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제조업이 발전하질 못했기 때문이다. 실업자 문제도 큰 사회문제이다. 하지만 "몽골은 분명 더디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천천히 발전할 것"이라며 몽골에 대한 변치않는 애정을 표현했다.

강국진 기자 tengis@ngotimes.net (8.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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