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유목민,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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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유목민, 이주노동자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04.1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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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노동시장이 술렁인다. 경제 질서의 급격한 변화와 한․미FTA 등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굵직한 사안들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겨울, 한겨레는 상당수 프로바둑 기사들이 경쟁이 심한 국내보다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유럽에서 활동하기를 선호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2007년 봄에는 포화상태의 국내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한의사들에 대한 기사가 다루어지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인력수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국내 이주노동자 문제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중 양국은 고용허가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이제 중국의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산적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같은 날 MTU이주노조는 “모든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인터넷 신문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박노자 교수는 일본과의 노동시장 공유를 한․미 FTA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들었다. 그는 이러한 정책의 기반에 양국의 노동자를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치는 어떤 식으로 마련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LA에서는 대규모 이민자들이 노동운동 중심의 조직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빈부격차가 심하고 서비스직 종사자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이는 하나의 성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LA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적 지원으로 가능했다.

이주노동자들에게뿐 아니라 전세계 노동자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다. 가히 현대적 유목민이라고 볼 수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긴밀한 연대를 이루어 상당부분 차별적으로 남아 있는 각국의 폐쇄적 노동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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