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는 '우리'학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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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는 '우리'학교인가?
  • 김종헌
  • 승인 2007.04.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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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헌(동북아평화연대 교류지원국장)
'일본땅 조선아이들의 용감한 등교가 시작된다'는 카피를 달고있는 다큐멘터리 '우리학교(김명준감독)'가 화제다.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수상, 올해의 독립영화에 선정되더니, 다큐멘타리 영화로는 드물게 10개가 넘는 개봉관을 확보했다. 언론평과 시사회 등을 통한 관객들의 입소문도 좋은 편이다.

이 영화는 김명준 감독이 혹카이도 유일의 조선학교에서 보낸 3년간의 보고서이다. 영화제목인 '우리학교'는 재일동포들이 다니는 민족학교인 조선학교를 부르는 말이다. 이 영화의 힘은 진정성이다. 학교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학교생활의 날것 그대로가 드러난다. 그동안 재일동포 학교를 다룬 방송용 다큐가 몇 차례 있었지만 조선학교의 실상을 이처럼 있는 그대로 들어내기는 처음이다.

2시간이라는 제법 긴 시간 러닝타임이지만 영화의 스토리대로 초등(소)학생이 입학하는 입학식 장면부터 고등학생(고급)학생의 졸업식까지 1년여의 시간을 같이 따라가면서 아이들의 발랄함과 기쁨과 아픔, 마치 학생들의 친구와 같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열정속에 같이 웃고 같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다보면 그리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힘이라고 한다면 바로 조선학교들의 역사와 현실이다. 해방 직후, 재일동포들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학교를 세우는 일이었다. 일본정부로부터 지원은 커녕, '조선학교 폐교령' 등의 탄압과 차별을 딛고 60여년을 지켜온 그야말로 피와 땀의 역사가 바로 조선학교이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납치사건, 핵실험 속에서 심화되는 북일간의 갈등, 총련에 대한 일본정부의 탄압 등 우리학교는 더욱 설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총련에 따르면 작년 3개월동안의 조사에서만, 180여 건의 폭행, 협박, 욕설 등이 학교와 아이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얼마전 효고현 시가조선학교에는 100여명의 일본경찰이 강제수색이 있었다. 이유는 학교가 차고증명을 허위로 해주었다는 것, 이만한 일에 무시무시한 강제수색이란 방법이 동원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어린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치마저고리가 찢기거나 침을 맞고, “조센징 죽어라" 욕설을 듣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은 꿋꿋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 영화는 직접적으로 조선학교의 역사의 현실을 말하지 않지만 일본의 조선학교의 아이들, 부모님들, 선생님들의 당당한 모습들을 애정있게 비춤으로써 더욱 감동적이다.

필자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재미와 감동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질문을 대면해야 했다. 아이들에게 분명 남도 북도 모두 조국이거늘, 남한의 무관심과 북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속에 북의 학교로 인식 되어진 조선학교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나머지 조국의 반쪽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들은 북으로 수학여행을 가서 일본에서는 차별의 상징인 치마저고리를 자유롭게 입고서 북의 동포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으로만 눈물 흘리고 감동했다. 언제가 조선학교 아이들도 남쪽으로도 수학여행을 올때 치마저고리를 입고 돌아다니는 그들에게 높은 빌딩이 서있는 도시를 가지고 있는 조국에 그들은 감동할수 있을까? 이데올로기 잣대를 들이밀거나 일본사람 취급으로 상처를 안겨주지는 않을까?

조선학교는 우리에게도 '우리'학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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