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청초호물빛으로 다녀간 사람
icon 김동진
icon 2006-05-03 09: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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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수교가 이루어진후 중국 길림성 훈춘시와 한국 강원도 속초시가 자매도시라는 끈끈한 인맥의 고리를 부여잡은지도 어언 10년 세월이 되였습니다. 강산이 한번 변한 다는 이 10년의 갈피속에는 나라가 다르고 민족이 같은 두 지역사이의 우호협력과 친선교류의 뜨거운 맥락이 끈질긴 정으로 굽이치고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사상과 리념과 체제의 장벽을 넘어 리해와 화합, 사랑과 공생의 노래를 부르는 우리 시대의 한갈래 말쑥한 순정의 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민예총 속초지부 전태극지부장님, 저는 지금 이 력사의 강에서 달리고있는 속초-훈춘문화예술교류의 배를 바라보며 이 글을 씁니다. 지부장님은 올해에도 동해 안의 파아란 청초호물빛으로 다가오시여 변함없는 동족애의 발자취를 남겨놓고 총총 히 돌아가셨군요. 지부장님은 벌써 5년을 이렇게 해마다 두번씩 봄과 가을로 약속된 바쁜 걸음을 하십니다.
돌이켜보면 전지부장님의 훈춘사랑사업은 <<동춘호 designtimesp=29226>>의 고동소리가 훈춘__속초간 의 배길을 열어놓은 그 다음해 2001년부터 시작되였습니다. 백두산항로개통 1주년을 기념하는 인상사진 무료제작증정과 함께 두 지역사이의 사진교류전을 구상하시고 몸소 그 앞장에 나섰던것입니다. 훈춘시의 조선족로인들을 상대로 한 재중동포인상 사진을 찍기 위해 지부장님일행은 그 무거운 촬영기재를 둘러메고 연변에서도 오지로 불리우는 훈춘땅에 오셨지요.
이렇게 시작된 지부장님의 훈춘행은 3국이 린접한 자그마한 산간도시의 우리 민족 문학예술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주입하는 계기가 되였고 마침내 중한 지역문화예술 교류의 한마당을 구축하였습니다. 일방적인 사진찍기로부터 사진교류전, 사진세미나, 무료영화상영 등 다채로운 예술교류와 훈춘시인을 위주로 한 재중동포문인들의 시화초대전 및 시집발간 그리고 재중동포청소년문학백일장, 훈춘2고중<<별찌 designtimesp=29228>> 간행물후원 등 다양한 문학교류의 장을 펼치였습니다. 이렇듯 지부장님의 심혈로 이루어진 문화예술교류는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한민족사업으로 줄기찬 발전을 가져왔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가 상호 아끼고 사랑하고 신뢰하고 존중하는 돈후 한 우정의 탑을 쌓아올렸습니다. 저는 이 모든것을 감히 지부장님이 보여주신 아름 다운 심상과 깨끗한 인격, 후더운 덕성과 참다운 언행의 결실이라고 여쭈어봅니다.
전지부장님은 중국땅에 와서 한국망신을 시키며 돌아다니는 그런 일부 한국인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였습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에서 왔노라고 언제 한번 거들먹거리거나 허풍친적이 없습니다. 몸가짐, 마음가짐 그리고 말과 행동에서 한점의 흐트러짐이 없는 전지부장님의 모습, 그것은 지성으로 다듬어진 참된 한국인의 모습이였습니다. 부드럽고 너그러우면서 또 깔끔하고 엄격한 성품은 그만큼 살가운 인정으로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지요.
지부장님의 훈춘행은 매양 팽팽하게 짜인 스케줄에 의해 진행되는 긴장하고 피로 한 련속작전이였습니다. 려장을 풀기 바쁘게 첫날오전은 점심때가 훨씬 지나도록 사진전과 시화전을 펼치고 인상사진을 찍느라고 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그것이 끝 나야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잠간 휴식할새도 없이 청소년문학백일장 현장으로 달려갑 니다. 그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줄 축구공, 볼펜, 팜프렛 그리고 교내간행물후원금을 내놓습니다.
<<비록 적은것이지만 성의로 생각하고 받아주세요. designtimesp=29232>>
오실적마다 번번이 이렇게 아름아름의 선물을 가져다 주시면서도 도리여 미안해 하시는 지부장님앞에서 우리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에는 훈춘에서 50~100여리 상거한 편벽한 시골동네를 찾아다니며 그곳 로인들의 인상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나면 귀국할 날자가 됩니다. 공직에 계시는 몸이라 돌아가서 또 다른 행사를 조직해야 하기에 하루도 지체하지 못합니다.
한국에 가서 그 많은 사진을 다 만들어 액자에 넣어가지고 9월이면 또다시 달려오 시는 전지부장님, 지부장님은 자신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큼직한 인상사진을 받아 들고 기쁨을 금치 못하는 훈춘로인들의 모습에서 하고있는 사업의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지요. 동포사회의 밝은 미소를 위하여 고생을 락으로 삼는 지부장님의 마음의 빛갈은 틀림없는 청초호의 청징한 물빛이였습니다.
지부장님은 또 약속대로 백일장시상식을 개최하시고 수상자들에게 손수 상장과 상품과 기념품을 발급합니다. 이렇게 5년을 지속한 교류속에서 지부장님은 훈춘의 800여명 로인들에게 인상사진을 무료로 제작증정하였고 90명 수상자들에게 푸짐한 상금을 안겨 주었으니 이 어찌 작은 수자라고 하겠습니까!?
제가 알건대 지부장님은 재벌도 아니요 자선가도 아닌 한국의 한개 자그마한 도시 에서 민족문화예술사업을 책임진 청빈한 사업일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사업경비를 아끼고 또 아끼여 훈춘의 문화예술과 교육을 부축하는 사업에 투입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어찌 쉬운 일이라 하겠습니까? 지부장님의 가슴속에는 <<훈춘 designtimesp=29238>> 이라는 두 글자가 언녕 단순한 지명이 아닌 <<동포가 살고있는 사랑스러운 땅 designtimesp=29239>>이라 는 예술적이미지로 각인되였습니다.
자고로 사랑에는 국계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찌보면 이 말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초월한 광의적의미의 민족사랑, 겨레사랑에도 적용되는게 아닐런지요?
지부장님은 바로 이러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습니다.해마다 속초 에서 펼치는 예술축전과 설악문화제와 8.15통일문화제와 같은 대형이벤트에 훈춘의 문화예술인들을 꼭꼭 불러주시는 그 뜨거운 관심과 배려를 우리 어찌 망각할수 있겠습니까? 지부장님의 관심으로 우리의 사진과 시가 속초의 사진전과 시화전에 초대되였고 초대시집 <<백두산에 가서는 designtimesp=29242>>과 <<백두대간의 겨울바람 designtimesp=29243>>이 출간되였 습니다. 조용하면서도 사업을 힘있게 추진해 나가는 지부장님의 로고는 우리 훈춘의 문화예술인들의 훌륭한 귀감이 되였습니다. 대나무처럼 곧으면서 또 매사에 빈틈없는 지부장님의 일솜씨가 정직과 순결, 고심과 분투의 미담으로 전해지는것이 어찌 우연 한 일이라 하겠습니까? 동해의 푸른 물결 타고온 설악의 뜻은 그처럼 청고하고 다감 한것이였습니다.
언젠가 전지부장님은 우리의 잘못된 언어행위를 두고 매우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접미사 <질 designtimesp=29246>자를 아무렇게나 쓰는데 리해가 안됩니다. <선생질 designtimesp=29247>, <사장질 designtimesp=29248> 라고 말하는거 듣기가 아니 좋더라구요. 우리 한국에서는 <도둑질 designtimesp=29249>, <싸움질 designtimesp=29250> 이렇게 쓰인다구요. 존경의 대상에 따라서는 반드시 <질 designtimesp=29251>대신 <님 designtimesp=29252>자를 쓰는게 옳지요.>>
지부장님의 이 말씀을 듣노라니 우리는 우리의 언어실태를 다시 한번 정시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지부장님은 또 솔직담백하게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작은 일을 기뻐하고 환대해 주시는 훈춘사람들을 볼 때 그리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족의 얼과 맥을 이어오신 훈춘사람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숙연해 지며 어쩔수 없는 동포임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designtimesp=29256>>
그렇습니다. 우리는 어쩔수 없는 한민족입니다. 그로하여 우리의 마음은 하나로 이어지는것이고 또 그처럼 뜨겁게 통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청초호의 물빛으로 다가오 시여 국화꽃향기를 풍겨주고 비둘기사랑을 심어주시는 전지부장님같은분이 계심으로 하여 훈춘과 속초 이 자매도시의 문화예술교류는 앞으로 더욱 아름다운 편장을 엮어 가리라 믿어마지 않습니다.
백두산이 있는한 두만강은 영원할것이며
설악산이 있는한 청초호도 영원할것입니다.
만나면 반갑고 떠나면 그리운 전태극지부장님,
정말 너무나 고맙습니다.
2006-05-03 09: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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