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외국인노동자와 동포들을 살피자
icon 김해성
icon 2005-07-15 1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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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와 동포를 살리자!

몽골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토실토실한 양 한 마리를 끌어와 넘어뜨리더니 이내 올라앉아 도살을 하는 것을 목도했다. 발을 묶지도 않고 예리한 칼로 가슴을 4-5센티미터 찢고는 뱃속에 팔뚝을 집어넣었다. 5분쯤 지났을까 양이 축 늘어졌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핏줄을 꼭 쥐고 있으면 피가 통하지 않아 양이 기절한다고 했다. 양이 깨어나기도 전에 가죽을 벗겼다. 핏줄을 건드리지 않고 살점을 도려내기에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물 한 방울 사용하지 않는 정확한 손놀림으로 해체를 해냈다. 대단한 도살실력이었다.

놀라운 것은 양이 죽어가면서 입을 한 번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양은 남을 공격하지 못하고 그저 잡아먹히기만 하는 연약한 짐승이다. 죽으면서도 입한 번 열지 않는 연약한 존재의 상징인 것이다. 예수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태복음 6:33)고 말씀하고 있다. 의(義)를 구하며 살라는 것이다. ‘의(義)’자는 의롭다는 뜻으로 ‘양(羊)’자와 나 ‘아(我)’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다. 다시 말해 연약한 양과 같은 존재를 떠받드는 것이 의로운 일이라는 뜻이다. 더 나아가 아름다울 ‘미(美)’자도 ‘양(羊)’자와 클 ‘대(大)’자의 조합이다. 가장 큰 자가 가장 약한 자를 떠받드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착할 ‘선(善)’자 또한 양(羊)머리에 풀 ‘초(艸)’, 입 ‘구(口)’자의 조합이다. 양들에게 먹을 것을 풍성히 먹여주는 것이 착한 일이라는 뜻이다. 비슷하기는 영어에서 '이해하다'라는 'Understand'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Under'(--아래에) + 'stand'(서다), 즉 '상대방 아래에 서 보아야만 비로소 이해되어 진다'는 의미이다.

과연 한국사회에 누가 양과 같은 존재일까? 소년 소녀 가장도 있고 독거 노인들도 있다. 장애우들을 비롯하여 가난한 우리의 이웃들도 우리가 함께 보듬고 나가야될 우리의 양들이다. 그러나 미흡하지만 정부가 일정한 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는 5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노동자와 중국과 구 소련지역에서 온 동포들이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은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중국이나 구소련지역 동포들도 외국인노동자와 다를 바 없이 불법체류자나 외국인노동자일 뿐이다.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적인 약점 때문에 임금체불이나 폭행 등의 피해를 당해도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이 아무리 신음을 해도 우리는 알아듣지 못한다. 그들이야말로 양과 같이 연약한 이들이다. 이들에게도 과연 인권이 있을까? 하늘이 부여해준 천부적인 인권 말이다.

현재 한국은 1.19명의 출산율로서 전 세계의 최저 출산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추세로 2100년이 되면 생산인구 한명이 노인 아홉명을 부양해야 하는 고령화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노동력 부족이고 이는 외국인력도입으로 막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전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의 회의에 참석하였다. 깜짝 놀랐던 것은 ‘외국인 이민 수용’을 검토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결혼하는 커플들 중 10쌍중 1쌍은 외국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 가정이다. 이제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보게 된다.

늦었지만 외국인노동자도, 중국이나 구 소련지역 출신의 동포들도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구현되어야 한다. 그 사회야말로 정의(正義)가 이루어지는 사회일 것이다.

김해성(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대표)
2005-07-15 1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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