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바다이야기
icon 김동열
icon 2006-09-03 21: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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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

며칠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하는 지인과 통화를 했다. 간단한 안부 인사가 끝나자마자 한국의 바다이야기 속편이 무척이나 궁금했던지 한국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느냐고 물었다. 바다 이야기가 이곳은 물론 미국에 사는 동포들의 심성까지 뒤집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다이야기는 가게 간판이 회집처럼 보여 속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는 루머로 시작하여 이제는 물 타기 루머까지 낳고 있다.
월래 루머라는 것은 반나절만 지나도 썩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마련이다.
이번 사건의 초점은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또 그토록 오래 동안 묵인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해답은 안개 속에 묻혀 있다.
정부 여당의 사과가 나온 후 대통령도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해 달라면서 기다려 주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 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거칠기만 하다.
필자가 서울에 나오기 전부터 대형사고가 터질 것이라는 불안한 분위기가 있었다는 등.
차기 대선을 앞두고 천문학적인 선거 자금이 드는데 뚜렷이 돈을 만들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섬뜩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정가에서는 나돌았다는 등등. 이미 한나라당내에선 내년 대선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사행성 도박장을 무더기로 허가 하고 상품권 유통과정에서 로비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했다. 여당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고 있어도 잔머리에 능한 정치인들의 뜻과 그 말의 신빙성을 진실로 알아듣기에는 이르다. 여기에 또 노대통령이 “도둑을 맞을러니 개도 짖지 않았다”는 말로 바다이야기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이유로 비유된 직후 그 개 찾기에 연일 여야가 격한 성명전을 벌리고 있다.
바다이야기가 나오면 푸른 색깔의 고래가 등장한다. 고래가 지나가면 곧 대박이 터질 것을 암시하는데 패가망신한 도박꾼들은 잠을 잘 때도 고래만 눈앞에 왔다 갔다 하고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자신들의 속터지는 사연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 직후 대통령의 말씀이 보도 되면서 고래싸움이 개싸움으로 변질 됐다.
원래 사람들의 대화에 개가 나오면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 하면 개라는 단어가 홀로 쓰일 때는 좋은 뜻을 갖지만 다른 말 앞에 쓰이면 대부분 욕이 되거나 상대방을 비하시키는 뜻을 표현하게 된다. 이미 한국 언론에도 보도된 것처럼.
댓글 전문가들은 노대통령이 말한 개는 시도 때도 없이 사사건건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수언론 조중동과 한나라당을 지칭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바다이야기 사건에 노대통령이 먼저 선두에 나오면서 국민들은 이번 사건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 되지 않겠냐고 짐작하고 있다. 사건으로 보면 메기톤급 태풍인데 무슨 게이트의 이름은 없다는 단정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대통령의 의중은 알 수 없지만 자기 식구보고 그런 말을 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식구가 아니면 그 지칭이 누구라는 것은 뻔 한 이야기 아니겠나.
이 정권에서 막말정치는 이미 도를 넘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너죽고 나죽자는 막가파로 작심하고 연일 말꼬리를 여야가 잡고 올인하고 있다.
대통령이 개짓는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하니 한나라당은 2004년부터 짖었는데 대통령이 무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늘 있는 여야 간의 싸움은 그렇다고 해도 서울의 분위기는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도박에 빠지게 했느냐”는 분노가 넘치고 있다.
국민을 도박의 비극 속에 몰아넣는 국가도 있느냐는 뜻과 같다. 불행한 이야기지만 이런 국가가 이 지구상 존재한다고 발표를 한 셈이다.
1년 반 정도 노대통령 임기를 남겨 놓고 사업하는 사람들이 노 정권 아래에선 아무런 사업도 안 된다고 한다.
가계를 팔려고 해도 국민들이 불안하기 때문에 살려고 하지 않고 건축 사업을 하고 싶은데 부동산 정책과 세금이 요동치니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등 모두가 이 정권을 원망하고 있다. 처녀가 아이를 낳아도 이유가 있는 것처럼 국민들은 자신들의 뜻대로 일이 잘 안되면 그 이유로 모두 대통령을 탓한다.
도박사건이 정치자금과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은 그저 하나의 꾸민 시나리오라고 반박하고 이번 사건으로 한국내 내로라하는 조직폭력배들만 살찌게 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결국 검찰 수사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깍두기들만 살판이 났다가 되래 죽게 되었다고 악을 쓴다.
도박사업의 확대는 피할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불경기속에 늘어나는 것은 도박 산업뿐이라고 한다.
겨우 수십만의 인구에 머물던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이제는 인구1백만이 넘는 대도시로 급성장하는 것을 보면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매년 가고 싶어 하는 도시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라스베이거스가 그렇게 급성장을 해도 발전 과정은 한국처럼 비극적이지 않다.
그저 환락 산업의 번창으로 인식되고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는 정도로 선전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정부가 불순한 의도로 국민에게 도박을 권유한 꼴이 되었기에 정부가 서민들을 중독에 빠지게 한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은 사행성 도박사건 피해자가 도박 중독에서 얻은 정신과 영혼의 상처는 치유되기 힘들만큼 깊게 파였다고 진단한다. 도박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피해자가 늘어나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서민이었다는 점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은 미래에 거는 희망이 적은 만큼 도박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 것이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희생자가 대부분 서민으로 밝혀지면서 오늘 노 정권의 정체성까지 의심 받고 있다. 노무현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서민들은 그저 배반당한 느낌만 깊어지고 있다.
이번 바다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든 현 정부는 후일 역사 속에 도박공화국의 명예(?)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동포처럼 재미 동포들의 관심은 높지만 바다이야기에 관한 진실은 차기 새 정권이 들어선 후에야 튀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06-09-03 21: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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